[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폐암은 국내 암 발생률 3위, 암 사망률 1위에 달하는 치명적 질병이다. 일상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폐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을 하나씩 제거해나가는 것으로 폐암을 예방하고 폐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흡연량 절반 줄이면 폐암 발생 위험도 절반
금연은 폐 건강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행동이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흡연량을 절반 이상 줄이면 폐암 발생 위험도 절반 가까이 감소한다.
이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두 차례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남성 14만 3,071명을 분석한 결과 흡연량을 줄이면 암 발생 위험도 감소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하루 평균 10~19개비를 피우는 흡연자가 10개 미만으로 줄이면, 계속해서 20개비 이상 피우는 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위험성이 45% 감소했다. 흡연 관련 암에 걸릴 위험성은 26%, 모든 종류의 암에 걸릴 위험성도 18% 줄었다. 흡연 관련 암이란 비인두암, 식도암, 위암, 대장암 등으로, 다른 암보다 흡연에 따른 악영향을 더 받는 암을 뜻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과 지선하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비교적 악성도가 높은 소세포폐암 발생 위험이 흡연자에게서 54.5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국내 발생률 상위 주요 암종을 대상으로 생활환경 및 유전위험점수(PRS)가 동일 수준인 사람에서 흡연으로 인한 암 발생 위험도 및 기여위험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암 발생위험도 분석 결과 일반적 특성 및 생활폐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 유전위험점수(PRS)가 동일 수준이더라도 소세포폐암, 편평세포폐암, 편평세포후두암의 흡연으로 인한 발생위험도는 여타 암종에 비해 높다는 것을 밝혀냈다.
비흡연자에 비해 30년 이상, 20갑년 이상 현재 흡연자의 암 발생위험도는 소세포폐암 54.5배, 편평세포폐암 21.4배, 편평세포후두암 8.3배 높았다. 암 발생 기여위험도 분석에서는 30년 이상, 20갑년 이상 현재 흡연자에서 흡연이 소세포폐암 발생에 기여하는 정도가 98.2%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편평세포후두암 88.0%, 편평세포폐암 86.2%로 흡연이 암종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확인됐다.
암 환자의 절반 이상 비흡연자
비흡연자의 폐암 비율 또한 높아지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신규 폐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비흡연자로 보고되면서, 흡연력 기준만으로는 이들의 발병 위험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김홍관·이정희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 지원준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곽현석 전공의 공동 연구팀은 국내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위험인자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은 비흡연자 3,000명과 폐에 이상이 없는 대조군 3000명을 일대일로 짝지어 위험 요인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만성 폐질환’ 유무가 비흡연자 폐암 발병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로 확인됐다. 흡연 경험이 없더라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결핵 등의 병력이 있는 경우 폐암 발병 위험이 대조군 대비 2.91배 높았다.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COPD)를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폐암에 걸릴 위험이 7.26배까지 치솟았다. 연구팀은 폐에 지속되는 만성적인 염증 반응이 비흡연자의 폐암 발병에 기여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가족력과 사회·경제적 요인 또한 비흡연 폐암의 놓칠 수 없는 위험 인자로 밝혀졌다. 가족력 분석 결과, 1촌 이내 가족 중 폐암 환자가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1.23배 높았다. 특히, 형제자매가 폐암 병력이 있을 때 위험도는 1.54배로 더욱 두드러졌다. 비수도권 거주자의 폐암 위험은 수도권 거주자보다 2.81배 높게 나타났다. 지역 간 산업·환경적 노출 차이나 의료 접근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업 상태인 경우에도 폐암 위험이 1.32배 증가해, 경제적 요인이 건강 관리 및 의료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됐다.
대기오염, 유전적 돌연변이 유발
대기오염은 대표적인 비흡연 폐암의 위험인자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이현우 교수는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시 흡연 여부와 관계 없이 폐암 위험이 상승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현우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65세 이하 인구 중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583만 1,039명을 추적 관찰해 미세먼지 노출과 폐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폐암 발병률을 분석한 결과 전체 대상자 중 0.6%에 해당하는 3만 6,225명이 7년의 관찰 기간 이내에 폐암을 진단받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여성의 경우 폐암 발병자 대다수(94.4%)가 비흡연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폐암 발병률은 남녀 모두 현재 흡연자, 과거 흡연자, 비흡연자 순으로 높았다. 미세먼지 농도가 10µg/m3 증가할 때 현재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1.4배 더 높은 폐암 발병률을 보였고, 과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1.2배 더 높은 폐암 발병률을 나타냈다.
특히, 흡연 여부 등 혼란변수를 조정한 다변량 분석 결과에서는 미세먼지 농도와 폐암 발병 사이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남성의 경우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대상자에서 미세먼지 농도 증가에 의한 폐암 발병 위험도가 유의하게 상승했다. 여성의 경우 현재 흡연자가 아닌 비흡연자와 과거 흡연자에게서만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돼 장기간의 미세먼지 노출이 폐암 발병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UCSD), 스페인 국립암연구센터(CNIO) 공동 연구진은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북미 등 28개 지역의 비흡연자 폐암 환자 871명의 종양 DNA를 전장유전체시퀀싱(WGS)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이 흡연과 유사한 유전적 돌연변이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미세먼지(PM2.5) 노출이 높은 지역에 사는 비흡연자의 폐암 종양에서는 흡연 시 생기는 유전자 변이 수가 평균 3.9배, 노화 관련 변이는 76%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연구진은 암 환자들의 염색체 말단(텔로미어)이 짧아져 있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세포 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생물학적 신호로, 오염물질이 전반적인 세포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