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용만 논설위원 칼럼]
장윤기 사건은 이제 한 사람의 사건이 아니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 공권력이 국민 앞에서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하게 작동하는지를 시험하는 중대한 사건이 되었다.
사건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은 적지 않다. 초동수사가 적절했는지, 증거 확보는 충분했는지, 수사 과정에서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등에 대해 국민적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의문이 커졌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 사회가 공권력에 보내는 신뢰의 경고음이다.
국민은 범인을 대신 재판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민은 국가에 질문할 권리가 있다.
왜 이런 의문이 생겼는가.
왜 국민이 수사 결과보다 수사 과정을 먼저 걱정하게 되었는가.
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혹시 제대로 수사되지 않은 것은 아닌가"라는 의심부터 품게 되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문제는 한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과 공권력 사이의 신뢰는 더욱 깊게 흔들릴 것이다.
법치주의는 법 조문이 아니라 신뢰 위에 서 있다. 수사기관은 법에 따라 행동해야 할 뿐 아니라, 국민이 그 과정을 신뢰할 수 있도록 설명할 책임도 있다. 국민의 의혹을 침묵으로 넘기거나, 충분한 설명 없이 종결하려 한다면 불신은 더 커질 뿐이다.
만약 수사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면 지위와 직책을 막론하고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반대로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 또한 객관적 증거와 투명한 절차를 통해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의혹을 남긴 채 시간을 보내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사건 자체만이 아니다. 국민이 "국가가 끝까지 진실을 밝힐 것"이라는 믿음을 잃는 순간이다. 그 믿음이 무너지면 법은 권위를 잃고, 공권력은 존중을 잃으며, 사회는 끝없는 의심과 분열 속으로 빠져든다.
장윤기 사건은 반드시 철저하게 규명되어야 한다. 누구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결론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사실과 증거에 따라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다. 그것이 억울한 사람이 없게 하는 길이며, 공정한 사회를 지키는 길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별 사건으로 넘길 것인가, 아니면 공권력의 책임과 절차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것인가.
국민은 거창한 구호를 원하지 않는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권한이 클수록 책임도 커야 한다는 원칙이 예외 없이 지켜지는 나라다.
장윤기 사건의 최종 결론은 법원이 내릴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공권력은 국민 앞에 성실히 설명하고, 의혹이 있다면 철저히 규명하며, 잘못이 확인된다면 누구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이며, 국민이 국가를 믿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