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용만 논설위원 칼럼]
대한민국은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경제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저출생과 고령화는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청년들은 내일을 걱정하고, 자영업자는 하루하루를 버티며, 은퇴한 어르신들은 노후를 염려한다. 국민이 마주한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를 둘러보면 국민의 삶을 해결하기 위한 경쟁보다, 서로를 향한 비난과 갈등이 더 크게 들리는 듯하다. 정치는 대립의 언어를 반복하고, 국민도 어느새 보수와 진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구분하며 마음의 거리를 넓혀 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분열보다 통합의 역사였다. 어려운 시기마다 국민은 서로의 손을 잡았고, 위기를 극복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왔다. 우리가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특정한 이념 때문이 아니라, 공동체를 지키려는 국민의 의지와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같은 생각만 하는 사회가 아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더 나은 해법을 찾는 과정이다. 보수와 진보는 경쟁할 수 있지만, 국민을 위한 책임에서는 함께해야 한다. 상대를 이겨야만 성공하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정치가 진정한 성공이다.
보수는 국가의 안정과 안보, 법치와 책임을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강조해 왔다. 진보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변화,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 두 가치는 서로를 부정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을 이루며 국가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자산이 될 수 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아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교육, 청년들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일자리, 어르신들이 존중받는 노후, 소상공인이 희망을 잃지 않는 경제, 안전한 사회와 공정한 기회이다. 이러한 과제는 어느 한 진영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결국 협력과 신뢰가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정치권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상대를 공격하는 데 능숙한 정치보다 국민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국민 역시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서로를 적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같은 공동체를 이루는 이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대화와 경청은 갈등을 없애지는 못하지만, 갈등을 파괴가 아닌 발전의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우리에게는 이미 수많은 경험이 있다. 국가적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국민은 놀라운 연대와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 주었다. 그 힘이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이끌어 왔다. 지금도 그 저력은 여전히 우리 안에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정치이다. 상대를 무너뜨리는 데 에너지를 쓰기보다, 국민의 삶을 일으켜 세우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것은 분열의 기억이 아니라 통합의 문화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한 나라의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는 사회, 그것이 성숙한 민주주의이며 강한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대한민국은 보수의 나라도, 진보의 나라도 아니다.
대한민국은 우리 모두의 나라다.
이용만 논설위원 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