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역대급 반도체 호황 등으로 많은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은 심화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저임금에 대한 심의를 하는 과정에서 근로자를 대표하는 위원들과 사용자를 대표하는 위원들이 충돌하는 것은 매년 있어 왔던 일이다. 또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흔히 말하는 ‘좋은 직장’의 경우 대부분 임금이 최저임금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갈등주체가 저임금 노동자들과 영세자영업자들인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올해는 수억 원대의 성과급을 지급할 정도의 반도체 호황 등으로 인한 성장의 과실이 일부 대기업과 극소수 노동자들에게만 집중되고 고물가까지 겹치면서 최저임금 갈등이 ‘성장의 과실에서 소외된 약자들의 싸움’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성장의 과실이 일부 대기업과 극소수 노동자들에게만 집중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6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은 전기 대비 1.8%,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했다. 전기 대비로 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은 2020년 3분기(2.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24년 4분기 0.2%에서 지난해 1분기 –0.2%로 급락했다. 지난해 2분기 0.6%, 3분기 1.4%로 높아졌지만 지난해 4분기 -0.1%로 낮아졌었고 올 1분기 1.8%로 급등했다.
2026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을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3.9% 증가해 올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전기 대비로 1.1퍼센트포인트 올렸다.
건설업은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 전기 대비 2.2% 증가해 올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전기 대비로 0.1% 포인트 상승시켰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금융 및 보험업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0.6% 증가해 올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전기 대비로 0.4% 포인트 올렸다.
올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은 전기 대비 10.5% 성장해 지난 1976년 1분기(13%)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 1분기 소득 10분위(상위 10%) 월평균 가계소득은 1,538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다. 상위 10% 가계소득이 월 1,500만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소득 1분위(하위 10%) 월평균 가계소득은 73만 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해 전 소득 구간 중 유일하게 소득이 줄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올 1분기 6.59배로 2020년 1분기(6.89배) 이후 제일 높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반도체업이 포함된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의 300인 이상 사업장의 상용직 근로자 평균 임금총액은 올 2월 2,533만 8,643원으로 지난해 2월 1,701만 3,458원에서 약 48.9% 급증했다. 올 4월은 1,660만 4,320원으로 지난해 4월의 1,256만 2,258원에서 약 32.2% 증가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시사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업들이 연초에 성과급이나 상여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아 2월 임금이 더 높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업종 300인 이상 사업장 임시일용직 근로자의 평균 임금총액은 지난해 2월 529만 2,417원에서 올 2월 528만 3,619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4월은 438만 8,799원, 올 4월은 449만 6,919원으로 약 2.5% 늘었다. 한국은행이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부산 북구을, 초선)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95조 5,000억 원으로 2012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라 앞으로 자영업자들의 대출 상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 갈등, ‘성장의 과실에서 소외된 약자들의 싸움’으로 악화 우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6년 6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2%로 2023년 12월(3.2%)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중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4.7% 급등해 2022년 7월(35.2%)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송현녹지광장 앞에서 개최된 ‘최저임금 대폭인상! 원청교섭 투쟁 승리! 모든 노동자의 최저임금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대회사를 해 “주식시장에는 돈이 밀물처럼 밀려드는데 노동자들의 주머니는 여전히 가뭄이다”라며, “막대한 이윤을 거둔 사람들은 부동산 쇼핑을 하고 다닌다는데 우리는 시장에서, 마트에서 물건 하나 사는 것조차 주저해야 하는 불평등한 세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올해 1만 2,000원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적용되고 있는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290원, 2.9% 인상된 시간급 1만 320원이다. 월 환산액 기준으로는 215만 6,880원(주 40시간, 월 209시간 기준)이다. 업종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24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반도체 호조와 대기업 실적 등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이 오르고 주가지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며, “계속되는 내수 부진, 물가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 그리고 하루하루 늘어가는 빚 때문에 걱정 속에서 잠을 못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지불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계속 오르는 최저임금은 겨우 버텨내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이제는 최저임금을 무작정 올리기보다 제도를 지탱하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처지를 되돌아보아야 할 때다. 연간 폐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며 자영업 위기는 현실이 되고 있다”며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 내년도 최저임금은 반드시 올해 수준으로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