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는 임금을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의 어떠한 명칭으로든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으로 정의한다. 임금은 크게 기본급과 부가 급여로 나뉜다. 기본급은 임금 체계의 근간이다. 각종 수당, 상여금, 성과급은 기본급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경우가 많다.
기본급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이것이 임금 체계 설계의 핵심이다.
한국은 오랫동안 연공급(年功給)이 지배해왔다. 연공급은 근속 연수에 따라 기본급이 자동으로 오르는 방식이다. 호봉제라고도 한다. 오래 다닌 사람이 많이 받는 구조다. 연공급의 장점은 안정성이다. 장기근속의 동기를 부여하고, 임금 예측이 쉬우며, 조직 충성도를 높인다. 단점은 생산성과 임금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의 연공성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2018년 기준 근속 1년 미만 임금을 100으로 할 때 30년 근속자의 임금은 301.8이다. 일본 239.7, 독일 179.8, 프랑스 165.1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직무급(職務給)은 직무의 난이도, 책임, 기술 수준에 따라 임금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동일 직무에는 동일 임금을 적용한다. 근속 연수나 나이가 아니라 '무슨 일을 하는가'가 기준이다. 직무급의 장점은 공정성이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같은 임금을 받는다. 단점은 직무 평가의 객관성 확보가 어렵다. 미국은 20세기 초 테일러-포드주의 영향으로 직무급이 일찍 자리를 잡았다. 독일은 산별교섭 기반의 직무평가 체계로 산업 수준에서 임금을 표준화했다.
연봉제는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여 1년 단위로 임금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본질은 성과주의를 지향한다. 한국의 경우는 연공(호봉) 구조를 그대로 둔 채 계약만 연 단위로 갱신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장유유서와 같은 장기근속 우대라는 전통적인 문화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여금(賞與金)은 기본급 외에 추가로 지급하는 금품이다. 상여금의 지급 기준은 기업마다 다르다. 기본급의 일정 비율로 지급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영업이익, 순이익, 목표 달성률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는 공식을 노사 합의로 확정했다. 임금은 근로자 동기부여의 수단이다. 최근 삼성전자노조가 파업까지 예고하며 투쟁했던 것이 성과급 비율이 원인이었다.
1943년 미국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Maslow)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제시했다.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감, 존중, 자아실현 순이다. 임금은 하위 두 단계, 생리적 욕구와 안전 욕구를 충족한다. 매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 설에 근거하면 임금이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임금을 더 올려도 동기부여 효과가 줄어든다.
1959년 미국 심리학자 프레더릭 허즈버그(Frederick Herzberg)는 위생 요인(Hygiene Factor)과 동기 요인(Motivator)을 구분했다. 임금, 복리후생, 근무 환경은 위생 요인이다. 부족하면 불만이 생기지만, 충족된다고 해서 적극적 동기가 생기지는 않는다. 성취감, 인정, 성장 기회, 책임감이 동기 요인이다.
목표에 의한 관리(MBO, Management by Objectives)는 1954년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제시한 개념이다. 상사와 부하가 함께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 여부를 평가해 임금에 반영한다. 목표가 명확할수록 평가의 신뢰성이 높아지고 동기부여가 된다.
연공급을 고집하는 기업은 충성과 안정을 중시한다. 직무급으로 전환하는 기업은 공정과 성과를 우선한다.
한국의 경우 연공급이 가미되었지만, 1년 단위로 능력과 성과에 따라서 임금이 정해지는 연봉제가 있다. 어느 쪽이 옳다고 단정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임금 체계와 평가 체계와 경영 철학이 하나의 방향을 가리켜야 한다.
임금은 전략적 도구이고 경영의 언어다. 임금은 기업의 임직원에게 동기부여의 수단이 된다.
글쓴이=송동진 이제너두(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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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너두(주) 대표이사
경영학 박사
서정대학교 겸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