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만 논설위원 칼럼]
최근 정부는 국군방첩사령부의 해체하고, 기능을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한다고 한다.
군 정보기관의 정치 개입 논란을 차단하고 문민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기대보다 걱정이 먼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안보는 한 번 무너지면 다시 세우기 어렵다. 정치적 논란은 시간이 지나면 잊히지만 국가안보의 공백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첩사는 무엇을 하는 조직인가
많은 국민들은 방첩사를 과거 보안사나 기무사의 이미지로 기억한다. 그러나 본래 방첩사의 핵심 임무는 간첩 색출, 군사기밀 보호, 군 내부 보안 유지, 적국의 정보활동 차단 등이다.
북한은 지금도 대한민국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 군사정보 수집, 심리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드론, 해킹, SNS를 활용한 정보전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 내부의 보안과 방첩 업무를 전담하던 조직을 사실상 해체하거나 기능을 분산시키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국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누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조사본부가 과연 방첩 기능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국방부 조사본부는 원래 군사경찰 수사와 사건 조사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물론 뛰어난 인재들이 근무하고 있지만 방첩 업무는 단순한 수사와는 성격이 다르다.
방첩은 오랜 경험과 전문성, 정보망, 심리전 대응 능력, 대공수사 노하우가 필요한 분야다.
수십 년 동안 축적된 인적 네트워크와 정보분석 능력은 하루아침에 다른 기관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병원을 예로 들면 응급외상 전문의를 없애고 일반 내과 의사에게 응급수술을 맡기는 것과 비슷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조사본부가 역량을 강화할 수는 있다.
그러나 국민들이 궁금한 것은 이것이다.
"준비는 충분한가."
"실전 경험은 있는가."
"안보 공백은 절대 없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정부가 명확하게 답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방첩사 장병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되는 문제가 있다.
바로 방첩사에서 근무하는 수많은 장병들과 군무원들이다.
그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며 한 가정의 가장이다.
수십 년 동안 방첩 분야에 전문성을 쌓아온 인력들이 하루아침에 조직 개편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
누군가는 일반 부대로 전출될 것이고, 누군가는 보직을 잃을 수도 있다.
평생 방첩 업무를 해온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할 곳을 찾지 못한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조직은 해체할 수 있어도 사람들의 경험과 노하우까지 버려서는 안 된다.
특히 국가안보 분야의 전문인력은 돈으로도 쉽게 양성할 수 없는 국가 자산이다.
국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안보다
국민들은 정치권의 논쟁보다 더 현실적인 걱정을 한다.
"북한이 가장 좋아할 일이 아닌가."
"군 내부 보안은 누가 책임지나."
"간첩 사건이 발생하면 누가 막을 것인가."
"유사시 군 기밀은 안전한가."
이러한 질문들은 특정 정당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를 걱정하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더욱이 국제 정세는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여전하고 중국과 미국의 전략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은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 방첩 기능을 약화시키는 듯한 모습은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밖에 없다.
개혁은 필요하지만 안보 공백은 없어야 한다
물론 방첩사가 과거의 잘못된 관행까지 옹호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기관도 법과 민주적 통제 위에 존재할 수는 없다.
필요하다면 철저한 개혁과 감시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개혁과 해체는 다른 문제다.
낡은 부분을 고치는 것과 집 자체를 허무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다.
"정말 안보 공백이 없다는 확신"
"대체 조직이 더 뛰어난 역량을 갖췄다는 증명"
"국가안보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보장"
바로 그것이다.
결론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휴전국가 중 하나다.
안보는 실패해도 다시 해보는 정책 실험이 아니다.
방첩사 해체나 기능 이관이 국가안보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이라면 국민들도 지지할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단 한 순간이라도 안보 공백이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국민 모두가 짊어져야 한다.
정부는 방첩사 해체의 명분만 설명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누가 대한민국의 군사기밀을 지킬 것인가."
"누가 적의 침투를 막을 것인가."
"누가 군 내부의 안보를 책임질 것인가."
국민들은 조직의 이름보다 그 역할이 제대로 유지되는지를 보고 있다. 그리고 그 답이 명확해질 때까지 안보에 대한 우려와 걱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