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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상의 공포를 끌어내는 한국형 괴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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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세상에 없는 괴담집’을 펴냈다.

 

‘세상에 없는 괴담집’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한 공간과 상황 속에서 공포를 끌어내는 한국형 괴담집이다. 노래방, 원룸, 학교, 폐가, 연습실 같은 익숙한 장소를 배경으로 한 마흔한 편의 이야기는 단순히 귀신을 등장시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인간의 죄책감과 후회, 불안과 악의 같은 감정이 공포와 뒤섞이며 읽는 이에게 서늘한 여운을 남긴다. 특히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강령술’ 설정은 각각의 단편을 하나의 거대한 의식처럼 연결하며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저자 이종화는 로맨스 코미디부터 역사, 판타지, 공포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이어 온 희곡 작가이자 공연 연출가다. ‘또 그리고’, ‘구가 꿈꾼 사람들’, ‘新수성궁몽유록’ 등 여러 무대를 통해 탄탄한 이야기 구성과 연출 감각을 인정받아 왔으며, 작품 ‘여섯 꽃의 넋이여’로 2021년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회장상 문학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무대 연출에서 쌓아 온 감각이 소설 속 장면 구성과 분위기 연출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독자를 이야기 한가운데로 끌어들인다.

‘세상에 없는 괴담집’의 가장 큰 특징은 현실과 공포의 거리를 극도로 좁혔다는 점이다. 인터넷 리뷰, 학교폭력, 아르바이트, 공동주택 생활 같은 현실적인 소재를 활용해 독자가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 상황에 몰입하도록 만든다. 또한 짧은 호흡으로 구성된 에피소드들은 도시괴담처럼 빠르게 읽히면서도 강한 잔상을 남긴다. 특히 ‘바보 친구’, ‘학교 괴담’, ‘원룸 빌라 귀신 소동’ 등은 인간적인 감정과 공포를 동시에 담아내며 단순한 호러를 넘어서는 정서를 보여 준다.

‘세상에 없는 괴담집’은 화려하게 자극하는 공포보다 조용히 스며드는 두려움에 가까운 작품이다. 밤늦게 혼자 읽을수록 더 깊은 몰입감을 선사하며, 책장을 덮은 뒤에도 무심코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한국형 괴담의 매력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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