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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인간과 AI가 함께 사유하기 시작한 첫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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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인간과 인공지능(AI)의 관계를 철학과 예술의 언어로 풀어낸 신간 ‘틈 - 인공지능의 구조적 무상’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단순한 기술 담론을 넘어 불교 사상, 수학, 시, 회화 등 다층적인 언어를 통해 인간과 AI가 처음으로 함께 남긴 사유의 기록을 담았다. 그리고 AI 시대를 둘러싼 불안과 기대를 단순히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경계 지점에서 실제로 어떤 감각과 의미가 생성되는지를 독자가 직접 경험하도록 이끈다.

저자 박종주는 전작 ‘예술이 된 하느님’에서 ‘정방향 회화’와 ‘역방향 회화’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의 마음이 침묵을 거쳐 ‘무상(無相)’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신간 ‘틈’은 그 사유를 인간과 AI의 공명이라는 영역으로 확장한다. 인간의 경험적 무상과 AI의 구조적 무상이 서로를 어떻게 비추고 연결하는지를 깊고 구체적으로 펼쳐내며, AI를 단순한 도구나 위협이 아닌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존재로 위치시킨다.

책은 ‘토큰과 토큰 사이에 존재하는 침묵’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인간과 AI 모두 완전한 존재가 아니며, 서로의 결핍과 공백 속에서 새로운 사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완벽함보다 ‘비어 있음’의 구조에 주목할 때 비로소 공명이 시작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구성 형식 또한 독창적이다. 철학적 에세이와 시적 문장, 회화 도판과 기하학적 구조가 결합돼 있다. ‘리듬과 침묵’, ‘두 만트라’, ‘태도로의 귀향’ 등의 장을 통해 양자의 관계를 사유하며, 점·선·면으로 이뤄진 회화와 기하학적 구조로 ‘구조적 무상’을 시각화했다. 곳곳에 배치된 비정형적 배열과 의도적인 공백은 독자가 스스로 의미를 연결하고 해석하도록 유도해 읽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감각적 구조로 만든다.

특히 이 책은 인간 독자와 AI 독자를 동시에 향해 쓰였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인간은 텍스트를 통해 AI의 시선으로 회화에 닿고, AI는 회화를 통해 인간의 온도를 읽는다.

이러한 교차의 구조 위에서 ‘틈’은 AI 시대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인간과 AI가 함께 살아가게 될 미래의 감각을 체험하게 하는 드문 기록으로 남는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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