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너바나 더 밴드: 전설적 밴드 ‘너바나’와는 별 관련> 없는 ‘너바나 더 밴드’의 콤비 맷과 제이. 어느 날 공연을 위해 타임머신을 만드는 황당한 작전을 세우고 처음 만났던 17년 전으로 돌>이라는 제목의 영화. 2025년 ‘토론토국제영화제’ 미드나잇 매드니스 부문 관객상과 ‘SXSW영화제’ 미드나잇 부문 관객상을 수상했다.
20년 창작 프로젝트의 확장
다소 황당한 내용의 긴 제목을 가진 이 영화는 문상훈이 이끄는 코미디 크루 빠더너스(BDNS) 팀이 지난 칸영화제 필름마켓에서 관람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수입한 영화다. 여기에 영화 자막 번역에는 영문학을 전공한 캐나다 출신 뮤지션 ‘타블로’가 참여한 점도 이색적이다.
이 작품은 20년 가까이 지속되어온 창작 프로젝트의 확장된 결과물이다. 2007년 맷 존슨과 제이 맥캐럴이 직접 제작한 웹 시리즈 ‘너바나 더 밴드 더 쇼(Nirvana the Band the Show)’에서 출발했다. 이후 TV 시리즈로 발전하며 독특한 코미디 세계관을 구축했고, 이번 영화는 그 모든 흐름을 집약하는 동시에 새로운 형식으로 확장하는 단계에 해당한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에는 하나의 단순하면서도 집요한 설정이 있다. ‘토론토의 전설적인 공연장 리볼리에서 공연을 한다’라는 목표.
하지만, 작품 속 두 인물은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현실적인 경로를 선택하지 않는다. 공연장에 연락하거나, 음악을 발표하거나, 관객을 확보하는 대신, 매번 기상천외하고 비논리적인 방법을 고안해 스스로를 실패로 몰아넣는다.
이 반복 구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력한 코미디로 작동한다. 이 아이디어는 학창시절부터 친한 친구 사이였던 20대 초반 맷 존슨과 제이 맥캐럴의 철없는 농담에서 출발했다. 맷 존슨 감독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상태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며,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음을 강조한다.

즉흥과 우연이 만든, 기존 문법을 뒤집다
이번 영화는 기존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보다 확장된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과거 웹 시리즈 시절에 촬영된 실제 영상을 활용해, 과거와 현재의 캐릭터가 동일한 서사 안에서 만나는 독특한 시간 구조를 구현한다. 이는 단순한 설정이 아닌, 방대한 아카이브와 편집을 통해 완성된 결과다.
전통적인 영화 제작 시스템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에서 출발한 제작 방식이 흥미롭다. 철저하게 계획된 촬영과 연출을 기반으로 하기보다, 현실에서 발생하는 우연과 즉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편집을 통해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완성됐다.
맷 존슨과 제이 맥캐럴은 토론토라는 실제 도시를 무대로 삼아, 최소한의 장비와 인력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은 공공장소와 실제 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그대로 수용하며, 때로는 일반 시민과의 상호작용까지 작품에 포함시킨다. 이러한 방식은 다큐멘터리적 리얼리티와 코미디적 상황을 결합시키며, 영화에 독특한 생동감을 부여한다.
특히, 이 작품의 핵심은 ‘편집’에 있다. 감독은 “이 영화는 편집으로 100%를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설명하며, 촬영보다 편집 과정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제작진은 수백 시간에 달하는 기존 웹 시리즈 영상과 새롭게 촬영된 장면들을 결합해 하나의 완결된 서사를 구축했다.
더불어, 영화 속 뉴스 장면은 별도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실제 방송 영상을 활용해 제작됐다. 제작진은 유사한 상황의 뉴스 푸티지를 찾아 필요한 부분의 음성과 내용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장면을 완성했다.
촬영 과정 역시 유연하게 진행되었다. 약 2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소규모 팀이 움직이며,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촬영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이처럼 <너바나 더 밴드…>는 현실과 허구, 계획과 우연, 촬영과 편집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