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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 수첩】 학교폭력 저연령화와 신체폭력 부활, 실태조사 결과로 ‘심각성’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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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지난 19일 BTF푸른나무재단이 발표한 ‘2026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을 포함한 학생들 사이에서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크게 늘었고, 저연령화와 신체폭력의 재등장이 두드러졌다.

 

이번 조사는 전국의 초·중·고교생 8,476명과 학부모 521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교사, 지역 전문가, 청소년 303명의 의견도 따로 수렴했다. 조사 결과, 초등학생 응답자 중 12.5%가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2년 전보다 약 2.5배나 늘어난 수치로, 2019년 이후로 최고치이다.

 

특히, 신체폭력이 증가했다. 밀치거나 때리는 등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17.9%에 달했다. 초등학생들은 신체폭력을 인지하는 비율이 55.3%에 머물러, 어린 학생들이 폭력과 장난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모습도 우려됐다.

 

사이버폭력의 경우, 온라인 게임을 통한 피해가 크게 늘었다. 사이버폭력 피해자 가운데 온라인 게임에서 피해를 입었다는 비율은 2024년 16.2%에서 2025년 39.9%로 급증했다.

 

온라인 게임이 사이버 갈취와 강요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공간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온라인 게임을 매개로 한 피해 학생 중 95.7%가 오프라인 폭력까지 겪은 것으로 나타나, 전체 피해 학생의 중복 피해 비율 40.2%보다 훨씬 높았다. 이제 온라인 게임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현실의 관계와 얽혀 피해가 복잡하게 나타나는 주요 경로이다.

 

푸른나무재단은 “온라인 게임이 더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현실 관계와 결합한 복합적인 피해 통로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 학교 현장에서의 방관, 갈등이 사법 분쟁으로 번지는 현상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학교폭력을 목격해도 가만히 있었다’는 방관 응답은 54.6%로 2021년(21.5%)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방관 이유로는 ‘도울 방법을 몰라서(27.0%)’가 가장 많았다.

 

특히, 학교폭력 이력이 입시와 취업에 영향을 끼치면서, 가해자 측 부모가 사과를 막거나 소송을 제기해 피해자와 가해자가 모두 신고하는 ‘맞학폭’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중복 신고 비율은 52.6%로 나타났으며, 학교 안의 갈등이 점점 법적 분쟁으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피해 학생의 70.8%는 가장 바라는 지원으로 ‘가해 학생의 진심 어린 사과’를 꼽았으나, 실제 현장에선 진정성 있는 반성과 교육적 해결 대신 행정 소송이나 다툼이 먼저 이뤄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조사로 가장 문제로 지적된 것은 ‘진정한 사과가 사라졌다’는 점과, ‘법적 분쟁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입이나 취업 과정에서 학교폭력 이력이 불이익이 되자, 가해 학생의 부모가 오히려 피해 학생을 ‘맞신고’하거나 소송을 남발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실제 학폭 신고자 중 절반가량이 맞신고를 당한다고 한다.

 

김미정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은 “가해 학생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어도, 부모가 ‘소송이나 심의에 불리해진다’며 사과를 막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법 중심의 해결이 학교 현장에 상처를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익 푸른나무재단 상임대표는 “이번 지방선거 후보들의 학폭 정책은 학생 안전과 공교육 신뢰를 가늠할 핵심 기준”이라며, 실태조사에 기반한 정책 반영을 촉구했다.

 

이번 정책 제안은 학교 내에서는 ▲안전한 학교의 회복 ▲반복되는 학교폭력의 악순환 차단 ▲침묵과 방관이 자리 잡은 학교문화 개선을, 지역사회에서는 ▲학교폭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역 책임체계 마련 ▲아동·청소년 마음건강 지원 인프라 확충 ▲지역 내 학교폭력으로 인한 갈등 확산 예방을 핵심 방향으로 삼았다.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온·오프라인 현장이 실제로 변하려면 민간의 전문성과 더불어 가정, 지역사회의 참여, 교육당국과 정부의 제도적 지원,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과 기업의 책임 있는 역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학교폭력 문제는 사안 처리나 처벌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학생들이 폭력을 인식하고 안전하게 개입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적 지원 체계가 더욱 탄탄해져야 한다. 학생들이 폭력을 인식하고 안전하게 개입하며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적 해결 체계가 강화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결국 학교폭력은 결코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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