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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상적 사랑 대리만족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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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의 다섯 번째 로맨스 ‘호우시절’로 본연의 로맨틱한 남자로 돌아온 정우성. 이번 영화로 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나왔을 감정선을 공감가게 연기하며 한 발 더 관객을 향해 다가서고 있다. 정우성을 만나 일상적 사랑의 감정을 연기한 소감과 배우로서 또 연출 준비생으로서 허진호와의 작업을 통해 느낀 점, 그리고 중국 스타 고원원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들어보았다.
‘호우시절’ 촬영을 마치면서 소감이 어떤가.
굉장히 맘 고생을 하면서 찍은 영화다. 허진호 감독과의 사랑이 이처럼 힘들 줄 몰랐다.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주변 사람들이 아무도 허진호 감독님의 사랑스타일에 대해서 귀띔을 해 준 사람이 없었는데, 실제로 사람과 사랑을 하면서 ‘아, 이 사람이 이런 사랑을 하는구나’를 알았다. 재미있었던 경험이었다. 짧지만 그리고 낯선, 영화 안에서는 4박 5일의 옛 여자친구와의 교감을 얘기하고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영화에서 동하가 느끼는 ‘내가 이제 가야 하는구나. 이 친구와 헤어져야 하는 구나. 아쉽네, 섭섭하네’ 하는 기분. 낯선 사랑을 표현했던 상대에 대한 잔잔한 여운이 있는 것 같다. 마지막 촬영 날 비가 내리는 장면을 찍어야 됐는데 마침 비가 왔다. 흡사 우리 영화 제목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릴 때를 알고 오는 비가 좋은 비이듯, 우리 스탭들에게도 관객에게도 이 영화가 좋은 비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 좋은 예감을 가져 본다. 액션 연기에 비해 이 영화의 연기는 인물의 감정이나 그런 게 파장이 되게 길고 여운이 있는 것 같다. 사랑이란 게 누구한테나 소중한 경험이고 그 만큼 또 보편적이어서, 무척 일상적인 연기에 그칠 것 같지만 파장이 긴 연기를 하면서 잔잔함 속에 인물의 감정을 표현해 보는 게 좋은 경험이고, 또 배우로서도 전에 보여주지 못 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작업이라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놈놈놈’ 이후 차기작으로 로맨스 장르, 그것도 로맨스를 쭉 만들어온 허진호 감독의 영화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허진호 감독님의 시나리오를 여러 번 많이 받았었다. 전작들도 그렇고 매번 망설이게 된다. 그 망설임은 부정적인 게 아니라 과연 내가 이 잔잔한 감정, 물결처럼 파고 들어오는 이런 것들을 잘 할 수 있을까, 하고 싶은데 잘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망설임이었던 것 같다. 이번에도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일상적인, 그러면서도 찬란하고 그러면서도 스파클링처럼 톡톡 튀는 그런 느낌들이 느껴졌다. 그래서 ‘재밌겠다,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또 시간을 끌었다. 그러다가 이제는 이런 사랑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대리만족도 있다. 왜냐하면 일상이라는 것은 직업에서 주어지는 제약도 있고 개인사를 돌아보면 어렸을 적 동창이었던 친구와 사랑을 나눠본 그런 경험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감정에 대한 그리움이나 질투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해보고 싶은 욕망. 그래서 이번 영화를 하면서 어떤 대리만족을 느낀 것 같다. 일상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가장 완벽한 행복이지 않나. 그래서 일상에서 못 누렸던, 내가 개인적으로 느끼지 못했던 일상의 찬란함을 맛 본 것 같다.
연출을 준비하고 있는 정우성 씨로서 디테일하고 꼼꼼한 허진호 감독과의 작업이 연출 준비에 도움이 됐나.
‘봄날은 간다’를 함께 못하고 나서 굉장히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고 감독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서로의 작업에 대해서 조바심을 내거나 서두르지 않았다. 계속해서 시간을 두고 관찰하고, 감독님도 인내력 있게 끊임없이 계속 새로운 것이 있으면 제안해줬다. 이번에 처음 작업을 하게 됐는데, 허진호 감독님은 현장에서 엄청난 인내력을 요구하는 작업을 하더라. 나의 전 작품이나 전작들은 컷트수가 많은 짜임새, 만듦새가 있는 영화들이었는데, 허감독님은 공간에서 필요로 하고 있는, 그게 보일 수도 있고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 느껴질 수도 있고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는 주인공이 뿜어내는 감정, 공간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테이크도 길어지게 되고. 그래서 ‘아 롱테이크라는 것의 장점이 이런 거구나’ 하는 것을 여실히 느꼈던 작업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주 값진 경험이었다.
허진호 감독님의 이전 작품들과 ‘호우시절’ 속 사랑의 감정은 어떻게 다른 것 같나.
전작들에 비해서 이 영화는 밝고 희망적이다. 그 전 작품들은 굉장히 현실적인 사랑이야기였다. 혹은 한 발 더 나아가 사랑에 대해 쓴 웃음을 짓는 뉘앙스가 있었던 것 같다. 그 쓴 사랑에 대한 감정들, 약간 가슴 시린 그런 것들에 포커스가 주어졌다면 이 영화는 그래도 사랑은 내일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적인 뉘앙스가 있다. 사랑을 통해 삶이 위로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잃어버린 사랑에 연연하기 보다는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믿는 영화인 것 같다. 감독님이 결혼을 해서 그런가?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사랑을 믿고 긍정하는 영화다.
‘동하’는 어떤 캐릭터인가.
동하는 실제로 내 나이와 비슷하다. 30대의 나이, 적당한 어떤 성공, 적당한 직장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그런 인물인 것 같다. 현실에서 적응해 나가면서 현실과 타협을 해 나가면서 살아 나가는 그러면서 누구나 그렇듯이 예전 꿈을 마음속에 묻어둔 그런 인물이다. 우연히 중국 청두에 출장을 왔다가 옛날 대학시절에 좋아했던 여자를 만나면서 옛날 감정이 되살아나고, 자기 꿈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그러면서 사랑에 대해서, 옛날에 갖지 못했던 사랑을 다시 가질 수 있을까?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그런 인물이다.
이번 연기가 일상적인 직장인으로서 가장 친근해 보일 수도 있고, 그 전에 스크린에서 봐왔던 정우성과는 다른 모습인 것 같다.
배우로서 자기 색깔을 가진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고 가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영광이라는 것을 아는데 그러면서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 새로운 장르의 연기를 할 때 내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깨는 작업이 엄청나게 힘든 것 같다. 물론 연기력으로서 그 벽을 깨야 하겠지만 어찌됐든 극장에 들어오기 전에 그런 선입견들은 한 꺼풀 벗고 들어오면 다른 모습의 정우성을 보여드릴 수 있는데 더 좋은, 다른 정우성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훨씬 더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상의 현실적이고 나이에 맞는 아저씨 같은 느낌의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영원한 오빠이고 싶은지, 아니면 아저씨임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궁금하다.
아저씨라는 단어만 계속 머리에 맴돈다. 만약 아저씨라는 단어를 받아들여야 될 나이라면 아저씨라는 단어의 뜻을 바꿔야겠다. 배우로서의 의무감이 이제 그거다. 완벽한 남자, 멋진 남성을 아저씨라는 뜻으로 바꿔야겠다. 노력하겠다 그 외의 질문은 다 까먹었다.
고원원 씨와 같이 연기한 소감은.
촬영 시작 1주일 전에 처음 만났다. 맑고 선이 굵고 뚜렷하게 잘 생긴 여배우라고 생각했다. 만난 지 얼마 안 돼서 로맨스를 같이 만들어 가는 입장이었지만, 다시 만난 친구고 처음에는 당연히 조금은 낯설고 어색하다가 다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영화 속 설정에는 맞았다고 느껴진다. 게다가 고원원 씨는 촬영장에서 장비를 직접 스탭과 함께 나를 정도로 성격이 소탈하다. 솔직하고 밝고 씩씩하고, 그러면서 맑고 착하다. 극중 메이와 많이 닮았다. 중국에서는 최고 스타라는 데 전혀 거만함 없이 잘 어울리고 열심히 연기한다. 다시 만난 친구와 사랑하게 되는 설정에는 딱 맞는 여배우라고 생각된다. 이번 영화를 통해 한국 관객들이 그녀의 그런 매력을 충분히 볼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외국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게다가 각자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대사를 맞춰가면서 서로에 대해 보이고 이해하는 과정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게 마치 사랑인 것 같다. 두 남녀가 사랑을 하지만 서로가 하는 얘기를 서로 못 알아듣고 각자의 얘기만 할 때도 있지 않은가. 그러면서 서로의 말을 맞춰가는 과정이 있는 것처럼. 우리도 제 3의 언어로 했지만. 아, 사랑도 이렇게 맞춰가는 거겠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재밌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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