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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盧, 퇴임 1년만에 ‘가문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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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오후 1시 20분. “반칙과 부패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던, 그랬기에 노짱이라 불렸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국민들은 참담함과 함께 실망과 배신감에 휩싸였다. 많은 국민들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는 심정이었고 한편으로는 당당했던 재임시절 모습과 달리 풀이 죽어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에서 한때나마 동경했던 마음에 측은지심도 들었다. 그러나 1995년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세번째 검찰조사를 받는 ‘불명예의 굴레’를 노 전 대통령이 벗지 못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받은 충격은 메가톤급 이상이었다.
희망대통령에서 실망대통령으로
청문회스타, 상고 출신 대통령, 인권변호사, 정치승부사.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에게 느꼈던 희열감은 대리만족을 넘어 그 무엇이 존재했다. 그러나 실패와 시련을 딛고 대통령의 꿈을 이뤘던 정치인 노무현은 더 이상 없다.
변호사로서의 순탄한 삶을 포기하고 1988년 정치권에 뛰어들면서부터 그의 말로는 예견된 것이었을까.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에 의해 발탁돼 배지를 단 노 전 대통령은 그해 5공 청문회에서 증인들을 상대로 거침없이 포화를 쏟아내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그의 대표적 가치인 원칙과 소신은 이때부터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는 90년 3당 합당에 반대, 김 전 대통령을 비롯한 거물급 총수들에게 “역사적 반역”이라고 비판을 가했고 이후 92년 총선에서 낙선한 뒤 95년 부산시장, 96년 총선에서 줄줄이 패배하는 실패를 맛봐야했다.
이후에도 철저한 비주류의 길을 걸어왔던 노 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면서부터 대통령직에 가깝게 다가갔다. 당시 그가 경선에 참여할 때만 하더라도 노 전 대통령은 논의 외 대상이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 진행된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데 이어 개혁과 신선함을 내세워 노풍(盧風)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했고,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성원과 노사모의 몸을 아끼지 않는 선거운동, 그리고 386개혁성향 정치인들의 지원사격으로 당당히 16대 대통령에 당선, 정상에 우뚝 섰다.
권력의 정점에 섰지만 그는 재임기간 동안 구설수와 비판에 시달려야했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이어받아 대북포용정책을 고수하면서 한나라당과 보수층으로부터 비난받았고, 신자유주의 좌파라는 철학을 내세웠다가 진보세력으로부터 외면당했다.
여기 더해 재신임 선언과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제안, 2004년 탄핵에 이르기까지 고비는 이어졌고 재임 말년에도 지역주의 타파와 열린우리당 탈당, 개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비준안, 자주국방선언, 남북정상회담 등 손대면 터지는 대형이슈들을 소신대로 밀어붙이면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이같은 정치적 소신이 있었고, 퇴임 후에 서울에 남지 않고 고향에 내려가겠다는 약속에 따라 김해로 내려가 봉하마을에 정착하면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다시 써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퇴임 1년만에 자신을 지탱해준 ‘도덕성’이라는 기둥이 무너지면서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180도 바뀌는 모양새다.
결국 친인척 비리 때문에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이명박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권력의 정점에 섰던 대통령 가운데 친인척 비리가 없었던 경우는 눈을 씻고도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이 대통령의 권위에 빌붙어 금품을 받거나 청탁을 하는 경우이지만 대통령만 바뀌었을 뿐 행태는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 맏형인 기환씨가 노량진 수산시장 운영권 교체에 개입한 혐의로, 동생 경환씨는 새마을운동본부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각각 구속됐다.
사촌형 순환씨와 사촌동생 우환씨, 처남 이창석씨 역시 구속됐고 본인 또한 12·12쿠데타를 주도한 반란수괴 혐의로 검찰조사를 피해갈 수 없었다. 전 대통령은 특히 검찰출두를 거부하다 강제로 끌려오는 망신을 당한 것은 물론, 재벌로부터 돈을 받아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사형과 함께 2205억원의 추징금을 선거받았다.
전 재산이 29만원뿐이라고 발뺌했지만 20년 넘게 부동산과 채권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부인과 아들, 처남과 장인 명의로 돈을 숨겨 왔음이 들통났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1995년 11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돼 전 전 대통령에 앞서 첫 수의를 입는 기록을 세웠다. 재벌로부터 금품을 수수해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포괄적 뇌물죄가 적용됐고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에 2628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그의 동서인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은 비자금 수수 및 관리 혐의로, 사촌처남인 박철언 전 의원은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각각 구속됐다. 6공 시절 실세중 실세로 굴림했던 박 전 의원은 슬롯머신 사건으로 정치인생을 정리해야만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은 아니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 책임론에 휩싸여 이듬해 4월 대검 중수부로부터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야 했다.
또한 아들 현철씨가 기업인들로부터 32억원을 받아 1997년에 1차 구속됐고,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04년 다시 구속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홍일, 홍업, 홍걸씨 등 아들 세명 모두가 조세포탈과 알선수재 등 게이트에 연루되거나 로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그가 받은 노벨평화상에 먹칠을 한 것이다.
또 부인 이희호 여사는 당시 장안을 들썩하게 했던 고위 관료 사모님들의 옷로비 사건에 연루돼 망신을 당했다.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 부인인 이형자씨가 김태정 전 검찰총장 부인 등에게 고가의 옷을 선물한 사건에 연루된 것이다.
오욕의 역사를 지켜봤고 또 하지 않겠다고 장담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도 결국 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저 “촌부에 불과하다”던 그의 친형 노건평씨는 봉하대군이라는 별칭처럼 각종 인사에 개입하고 금품을 받았는가 하면 아들 노건호씨도 검찰 수사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또 조카사위 연철호씨와 부인 권양숙 여사가 차례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본인도 심판대에 오른 처지가 됐다.
이명박 대통령도 사촌처형 김옥희씨가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 청탁과 관련해 3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집권 첫해부터 골머리를 앓았다.
봉하 마을서 대검찰청까지 ‘007작전’ 방불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있어 검찰 소환 당일인 지난달 30일은 가장 긴 하루가 됐을법하다.
이날 봉하마을을 출발해 서초동 대검찰청까지 노 전 대통령의 상경길은 한편의 007작전을 방불케했고, 한편으로는 제이슨 스테덤 주연의 영화 트렌스포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
봉하마을에서 이날 오전 8시께 청와대 경호처가 제공한 버스에 올라탄 노 전 대통령은 경남 김해시에서 대검청사에 도착하기까지 내리 5시간에 걸친 고속도로 질주를 했다.
이날 아침 문재인 전 비서실장과 전해철 전 민정수석 등이 동행한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은 그를 기다리는 취재진 앞에서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다.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하다”며 짧게 사죄의 뜻을 표했다.
곧이어 노 전 대통령을 태운 버스는 청와대 경호팀 및 경찰의 호위 속에 동창원 나들목을 통과, 남해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옮겨 타면서 서울로 향했다.
노 전 대통령 일행은 별다른 돌발 상황없이 순조롭게 상경했고 검찰과 협의한 소환 시각보다 10분 정도 이른 오후 1시20분께 검찰청사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포토라인에 선 노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을 떠나기 전 “국민에게 면목이 없다”고 심경을 밝힌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 “면목없는 일이죠”라고만 했으며 후속 질문에 “다음에 하시죠”라고 짤막하게 대답하고 나서 대검청사로 들어갔다.
안에서는 우병우 대검 중수 1과장이 신문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1시 40분께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조사받은 1120호 특별조사실에서 문 전 실장과 전 전 민정수석이 번갈아 입회한 가운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신문이 이어졌다.
검찰은 10시간에 걸친 마라톤 신문을 통해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건넨 100만 달러와 500만 달러, 정 전 비서관이 빼돌린 청와대 예산 12억5000만원으로 나눠 차례로 이들 자금의 인지 시점과 용처에 수사를 집중했다.
100만 달러는 박 회장이 2007년 6월께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권양숙 여사에게 전달했으며, 500만 달러는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직전인 지난해 2월 말 조카사위 연철호 씨의 홍콩 계좌에 입금됐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600만 달러를 먼저 요청했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근거로 이 돈이 박 회장이 참여정부 시절 얻었던 사업상 혜택에 대한 반대급부로 보고 사실상 노 전 대통령에게 건넨 뇌물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검찰은 오후 4시10분께까지 대통령의 직무와 권한 및 박 회장과 관계 등을 먼저 조사한 뒤 10분간 휴식하고 곧바로 100만 달러 수수 의혹에 대해 저녁식사 시간인 오후 6시30분까지 신문을 진행했다.
500만 달러와 정 전 비서관의 12억5000만원 대해선 저녁 식사를 마친 뒤 7시35분께부터 신문이 재개돼 오후 11시20분께 조사가 모두 끝났다.
저녁은 곰탕으로 해결했고, 노 전 대통령은 조사 중간 휴식시간마다 담배를 피우는 등 마음의 평정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문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은 100만 달러는 권 여사가 빚을 갚는 데 썼고 500만 달러는 순수한 투자금으로 재임시에는 이 돈거래를 몰랐다면서 검찰 소환 전 해명과 다름없이 혐의를 한결같이 부인하면서 팽팽한 공방이 벌어졌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이 제시한 기록과 증거를 신중히 살피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은 자세히 진술하고 불리한 사실관계는 ‘모른다’, ‘기억이 안난다’며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관심을 모았던 박 회장과의 대질신문은 없었다. 검찰은 600만 달러에 관한 노 전 대통령의 진술이 박 회장과 어긋나 사실 관계를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노 전 대통령 개인에 대한 조사를 끝낸 뒤 오후 11시께부터 대질조사를 하려 했으나 불발됐다.
검찰은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 가족과 측근에게 준 돈의 성격과 용처를 비롯해 노 전 대통령이 재임시 이를 알았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지만 노 전 대통령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다.
노 전 대통령은 피의자 신문조서를 검토하고 소환 이튿날인 1일 새벽 2시10분께 전날 타고 온 버스를 다시 이용해 봉하마을로 향했다. 상경 때와는 달리 노 전 대통령은 대검 청사에서 버스에 오른 뒤 3시간45분 만인 오전 5시55분께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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