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세권 기자]12월 임시국회가 시작된 지 2주가 지났지만 여야의 정치공방 속에 '개점휴업' 상태의 파행이 지속되고 있다.
여야는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해결하지 못한 선거구 획정 문제와 쟁점법안 처리를 위해 임시국회를 소집했지만, 여야가 이들 사안에 대해 대치를 계속하면서 임시국회가 소득없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때문에 각종 법안 처리가 무산되고 있는 것은 물론 내년 총선에 출마할 정치신인들의 불안이 가중되는 등 정치권의 무책임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야 지도부가 지난 20일 쟁점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관련 상임위원회를 즉각 가동하기로 합의했으나 상임위는 22일에도 공전했다.
새누리당은 당초 이날 본회의를 열어 선거법 개정안과 처리 가능한 쟁점법안 일부를 통과시킨다는 계획이었지만, 협상 난항으로 불발됐다. 이런 상황이라면 28일 본회의 또한 개최가 불투명한 상태다.
새누리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어 새정치민주연합의 법안 처리 협조를 연일 압박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야당은 국회의장이 중재하는 회의에도 나타나지 않고, 상임위도 가동하지 않은 채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 올해가 열흘도 남지 않았는데, 야당의 무책임·무의지·무기력으로 상임위는 개점휴업 상태"라고 야당을 3무(無) 정당으로 규정했다.
새정치연합은 상임위에 참석하지 않은 데 이어 이날 정의화 국회의장이 주재한 여야 원내대표와 각 상임위워장 및 간사가 참여하는 회동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협상 시작 전 정의화 국회의장을 따로 찾아가 협상 참여 불가 방침을 통보하고 "(여당과) 같이 만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의장과 별도로 만나겠다"고 전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여당 원내대표와 간사단과의 회동 직후 "24일 오후 3시에 여야 당 대표하고 원내대표를 부를 예정"이라며 "당 대표들에게는 내가 아직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원 원내대표와 이 원내대표하고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과 새정치연합 이목희 신임 정책위의장은 상견례 자리에서도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날선 공방을 이어가 여야 합의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법안이 9개이니 야당도 협상 테이블에 경제민주화·보편적복지 등의 내용을 담은 9개의 법안을 올리겠다"며 "여당이 이에 합의해줘야 양당이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 것을 알려졌다.
이에 김 정책위의장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야당이 기업활력법, 북한인권법 등을 당장 논의할 수 있다고 했으니 23일부터라도 이에 대한 논의를 하자"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