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접촉 이틀째도 장기화 양상

2015.08.23 22:25:36

[시사뉴스 김세권 기자]남북이 23일 오후 고위급 접촉을 재개했지만 전날과 마찬가지로 협상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북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및 김양건 조선노동당 비서를 만나 이틀째 고위급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양측은 협상을 시작하고 5시간30분이 지난 오후 9시 현재까지도 회담을 계속하며 서로 간의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한 조율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앞서 양측은 지난 22일 오후 6시30분께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첫 접촉을 시작해 10시간 가까이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회담이 기약없이 길어지면서 양측 대표단은 여러 차례 정회를 하고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날 이틀째 협상에서도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자칫 마라톤 협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측 대표단인 홍 장관이 24일 오전 찰스 랭글 미국 하원의원 접견 일정을 취소한 것도 협상 장기화를 대비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처럼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은 지난 4일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20일 서부전선 포격도발과 관련한 남북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전날 밤샘협상에서 북측은 지뢰 및 포격 도발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우리 군의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우리 측은 북한이 일련의 도발을 감행했음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확성기를 통한 대북심리전 방송의 경우도 북한의 도발이 근본원인인 만큼 성의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거부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산가족 상봉과 5·24조치 해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합동군사연습, 금강산관광 재개 등의 현안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새벽 협상 정회를 알리는 남북 합의문을 통해 "이번 접촉에서 쌍방은 최근 조성된 사태의 해결방안과 앞으로의 남북관계 발전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며 북한의 도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남북간 현안이 논의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협상 의제가 다양했던 탓에 주고받기식 결론에 쉽사리 이르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남북이 이틀 사이 두 차례의 고위급 회담을 가진 만큼 빈 손으로 돌아가는 것은 양측 모두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일정 부분의 합의는 도출될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북한이 도발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 대신 남북관계의 긴장 상태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우리측이 이를 받아들이는 수준의 합의가 나올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또 양측이 이견을 보이는 현안을 다른 형태의 회담을 통해 재논의키로 하면서 추후 관계개선의 여지를 남길 가능성도 대두된다.

김세권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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