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취업 전선 빨간불

2002.06.10 00:06:06



중국 취업 전선 빨간불


치열한 경쟁과 불균형 발전으로 취업난 심각


‘당신은
올해 취업 현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까지, 당신 주위의 몇 명이나 취업을 했는가?’이상은 올해 중국 복건성(福建省)의 한 통신
회사에서 공개 모집 필기시험에 출제된 문제이다. 올해 중국에서 대학 졸업생은 작년보다 증가했으며, 취업의 기회는 그만큼 더 줄어들었다.
이것은 올해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금방 느낄 수 있는 현상이다. 특히 베이징이나 상하이와 같은 중심 도시를 제외한 농촌 지역에서의
취업난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산동대학(山東大學)의 사회학과 졸업생들 중에 지금까지 취업이 된 학생은 단 한 명에 불과하다. 이러한 취업난의 스트레스로 인해, 학생들도
이제 취업에 대한 요구사항이나 기대도 낮아지고 있다. 대기업이나 유명한 회사가 아니라도 출근만 할 수 있는 회사라면 좋다고 말할 정도다.


취업난 때문에 자퇴

이 같이 지방 구직자들의 심각한 취업난은 최근 신화 통신의 보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복건성과 같은 농촌 지방 중학생들의
30%가 중도 퇴학하고 있다고 한다. 복건성의 산밍(三明), 난핑(南平), 닝더(寧德) 등 농촌 지방 중학생들의 퇴학률이 특히 높으며,
이는 중국 정부가 설정한 농촌 중학생 퇴학률 목표치 3%와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농촌 중학생들의 높은
퇴학률은 더 이상 경제적 이유가 아닐 것이다. 학생들이 학업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는데, 이런 학생이 전체 중퇴학생의 80%나 된다.

농촌 학생들이 학업을 기피하는 변수는 여러 가지지만 가장 두드러진 것 중의 하나가 취업난 때문으로 나타났다. 즉 전문대학 정도 나와서는
공무원이 되기 어려우니 일찌감치 돈벌이에 나서는 것만 못하다는 판단이다. 이들은 중퇴 학생의 30%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에 올 1분기 베이징(北京) 기업들이 인재시장에 신청한 구인자리는 총 45만개로 같은 기간 전국 구인수요의 30%를 차지했다. 여기에서
보듯 베이징시는 국내 각 도시 중 취업기회가 가장 많은 도시라고 중국의 금만보(今晩報)가 지난 주 보도했다. 중국 인사부에서 발표한 올
1분기 전국 인재시장공금과 수요정보에 따르면 올 1분기 베이징 인재시장의 공급과 수요비율(구인수요와 구직자 비율)은 1대 2.18로 같은
기간 중국전역수준(1 대 2.86)을 웃돌았다.

구인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전공분야는 마케팅, 건축, 비서, 컴퓨터, 통신공학과학, 부동산경영, 중개서비스 등이다. 또 구직자가 가장
많은 전공분야는 마케팅, 컴퓨터, 건축, 비서, 회계, 전자공정, 기계, 의약위생, 문예체육, 국제무역 등이다.

또 하나, 얼마 전 조사된 보고에서는 중국의 여자 대학원생들의 취업현황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보고는 일반적으로 대학원생,
특히 여자 대학원생은 취업이 어렵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희망 메시지나 다름없다.


취업하려면
자본이 필요하다?


중국의 올 취업시장은 공급 수요 모두 왕성하며 특히 3차 산업 구인 규모가 처음으로 전체의 32.9%에 달했다. 한마디로 올해 봄은 사람들이
느끼는 것처럼 취업시장에 찬바람이 불지 않았다는 말이다.

중국 인사부가 발표한 작년 4분기 및 올 1분기 중국 취업시장 공급 수요 정보에 따르면 채용규모는 1백41만8,000명이었고 구직 등록자는
4백5만4,000명이었다. 중국 국가 인사부 유동인재 개발사 사장은 WTO 가입으로 중개 서비스 등 3차 산업 취업인구가 점점 많아졌으며
취업자리수도 크게 늘어난 데다 처음으로 수요가 공급을 능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컴퓨터, 재무회계, 의약의료, 외국어 등 전공분야의 취업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기업의 컴퓨터 전공 수요량은 12만7,000명이나
구직자 수는 28만2,000천명에 달했다. 재정회계 전공 수요량은 단지 4만9,000명인데 반해 구직자는 18만명이나 됐다.

또 올해 중국 공무원 공개 모집 박람회에서 대학 본과 졸업생들이 많이 몰렸는데, 박람회의 입장료가 2시간도 안되어 12만장이 다 팔렸다.
그러나 사기업보다 혜택이 많은 공무원이라 할지라도 학생들의 조건과 적합한 부문의 자리는 없고 경쟁도 치열해 대학생들의 취업 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최근 한 잡지사에 소개된 오(吳)모 군은 작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6군데 취업 현장을 뛰었는데, 그가 취업을 위해 쓴 돈을 계산해 보았다.
화학을 전공한 오 군은 비록 중국에서 화학과가 인기 있는 분야가 아니지만, 적어도 중 고등학교 교사는 할 수 있다. 이 6개 학교에서 면접시험에
참가하기 위해 모토로라 최신형 핸드폰과 양복을 사느라 3000위엔(50만원)을 썼다. 오 군은 양복을 사느라 3000위엔을 쓰는 주변 친구들을
보며 기가 죽기도 하지만, 큰 사기업이 아닌 학교의 교사로서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이라는 생각에 위안을 삼았다.

위와 같은 상황은 현재 중국 대학생들의 취업을 대비해서 벌어지는 한 예이다. 각각 중소형 도시에서 대학생들은 취업을 하기 위해 이보다 더
많은 비용을 들인다고 한다. 그래서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다.


지역별, 분야별 차별 심해

한편 중국에서 취업하기 가장 쉬운 도시는 푸저우(福州)와 난닝(南寧)으로 취업 시장의 공급 수요 비율이 1대 1에 가깝다. 취업 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하지 않은 도시는 꾸웨이저우(貴州), 광저우(廣州), 우루무치(烏魯木齊), 란저우(蘭州), 타이위엔(太原), 션젼(深玔)
등으로 구직자수가 취업자리의 2배가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이 가장 어려운 도시는 하이코우(海口), 창사(長沙) 등으로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마케팅, 컴퓨터, 비서, 관리, 건축 기업관리,
기계. 재정회계 전자 공학. 통신공학 등은 구인 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로 전체 취업자리의 45.4%을 차지하고 있다.

그 밖에, 중국의 장애자 취업자 2천만 명이 일자리를 가져 82.5%에 달했다고 한다. 현재 중국 도시취업연령 인구내의 장애인 취업자 수는
3백31만3,000명이다. 그 중 집중 취업 배치는 96만1,000명, 사회 각 기관 97만명, 개인 회사 취업이나 창업은 138만명이다.
농촌 취업자수는 1,616만 명에 달한다.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중국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곳곳에 숨겨진 차별로 인해 취업난의 숙제는 여전할
것 같다.




E-mail:cloudia00@lycos.co.kr

조동은 <북경어언문화대학 이중언어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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