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지난해 11월16일, 6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탤런트 김자옥은 남편인 가수 오승근(64)을 늘 ‘아빠’라고 불렀다.
“아빠, 나는 이제 더 이상 연기를 못할 것 같아.”
작년 11월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가기 직전 김자옥이 힘겹게 내뱉은 한 마디다. 마지막까지도 연기를 놓기 싫었던 배우다.
아내가 떠나기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올해 3월로 결혼날짜를 잡은 아들의 결혼 준비를 틈틈이 할 만큼 설레고 행복한 나날들이었다. 하지만 김자옥은 지난해 9월 갑작스런 구토와 두통으로 응급실로 실려 갔고, 이미 암이 뇌까지 전이된 사실을 알았다. 오승근은 이를 숨긴 채 염증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김자옥을 위로했다.
그러나 치료 후유증으로 머리를 감고 손으로 빗은 머리카락이 우수수 빠지자 김자옥은 남은 기력마저 잃었다.
숨지기 3일 전, 김자옥은 급성 폐렴으로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기관 내 삽관으로 들을 수만 있는 아내에게 주치의가 작별 인사를 하라고 했다. 남편이 건넨 마지막 인사에 그녀는 눈을 깜박거리며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답했다.
“여보, 걱정하지마. 영환이 내가 장가보내고 모든 것 아빠가 알아서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편안히 가. 내 말 알아들었으면 눈 깜박거려봐.”
KBS 1TV 토크드라마 ‘그대가 꽃’이 26일 저녁 7시30분 ‘그대는 나의 햇살-오승근’ 편을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