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칼럼 / - 2002 월드컵 , 중국의 환호와 열광

2002.01.10 00:01:01



2002 한일 월드컵, 중국인들의 환호와 열광


전 세계 어디에도 지지 않을 축구 열기로 온 나라가 떠들썩



2001년은 중국 국민들에게 정신적으로 가장 큰 위로와 용기를 안겨준 특별한 한해였다. 독자들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바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치 확정과, 10월 7일에 있었던 2002년 월드컵 예선전에서 중국이 월드컵 티켓을 따낸 일이다.
이 두가지는 중국 역사상 길이 남을 하나의 사건일 것이다. 이 날은 원래 설날에나 터트리는 폭죽이 아무런 망설임 없이 터지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2002년 월드컵의 본선 진출은 중국 축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 날 중국의 언론과 TV 매체 등 모든 시선은 경기장 한가운데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월드컵 진출이 확정되었을 때, 중국인들의 환호와 그
열광하는 모습은 전세계 어떤 축구 팬 못 지 않을 만큼 대단한 것이었다.


프로축구
성공이 축구열기 부채질


그 동안 중국 축구팬들을 잘 몰랐던 이들도 이 날의 광경을 보고 중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단번에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중국의 축구 전문가들은 그 동안 중국 축구계가 정치와 경제적인 열악한 상황 속에서 발전할 수 있을 여건이 충분히 갖추어지지 못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지난 94년 갑(甲)A· 갑(甲)B의 2개 리그, 24개 팀으로 출발한 중국 프로 축구는 중국내에서 이미 제일 인기 있는 스포츠가
되었고 그 열기 또한 대단하다. 일반 사람들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 프로축구가 있다고 하면 상당히 의아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국 프로 축구는 국민들의 인기를 누리며 94년도에 시작된 이래 꾸준한 인기 상승을 보이며, 관중이 증가하는 등 이미 프로화에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금 중국인들 사이에서 축구의 인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엄청나다. 축구장을 살펴봐도 한국의 프로 축구장과 비교가
안될 정도의 많은 관중들이 모여든다.

또한 중국에는 체육전문 TV채널인 북경전시대(北京電視臺)가 있어 축구를 포함한 체육관련사항만을 전문적으로 방송하고 있다. 98년의 프랑스
월드컵 본선진출 좌절은 중국 축구시장을 마치 테러를 맞은 뉴욕무역센터처럼 무너뜨려 버렸다. 그래서 이번 결과는 단순히 월드컵 티켓을 따냈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중국은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로 비약적인 중국 축구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월드컵 티켓에 웃돈까지 붙어

10월 7일, 역사적인 이 날 이후로 중국 여론과 인터넷에 끊임없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대한 소식이다.
조사 결과 중국인들은 이번 조 편성에 대해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2002 월드컵에 대한 중국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한국에 직접 가서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다. 지금 중국에서는 경기 티켓을 구하기가 힘들어 웃돈이 붙어 거래가 이루어지기까지 한다고
한다. 티켓 구매 희망자들은 정상구입이 어려우면 상당한 웃 돈을 붙여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여기저기에 표시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최근 중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자국민의 여행 자유화 조치를 발표해 중국인들의 한국행에 대한 관심이 더욱 무르익어가고
있다. 현재 중국 관광 당국과 축구협회가 추정하는 내년 한국행 관광객의 규모는 약 10만명. 양국을 오가는 비행기와 배편의 수용 능력과
축구 팬들의 열기를 감안한 수치이다.

그러나 중국의 축구 팬들(치오미)이 한국 인구의 2.5배에 가까운 최대 1 억명에 이른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이 같은 추산은 별로 의미가
없다. 열기가 무르익을 경우 10만명은 언제든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중국 유수의 축구 전문지 <주치오(足球)>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무려 100만명 이상이 월드컵 경기 관람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관광객 10만명은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에서 예상하는 숫자는 여전히 6만∼10만명 정도이며, 그 중에서도 중국의 광동성 사람들이 3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
관광시 주의사항도 소개


최근 중국 내 인터넷 매체의 내용 가운데 흥미를 끄는 부분이 있어 소개한다. 이 매체에 실린 월드컵 관련 기사 가운데 ‘한국 행에 관한
8가지 주의사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첫 번째 주의 사항은 국명을 바로 부르라는 것이다. 1992년 중국은 한국과의 수교 이후 ‘대한민국’이라는
호칭을 받아들여 부르기 시작했다. 한국인이 중국인을 ‘지나인’이라 불렀을 때 자신들도 불쾌하듯이 우리나라 사람들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 전에 주로 쓰이던 명칭이 ‘남조선’이었던 것을 감안해 이런 경고를 한 것이 아닐까 싶다.

두 번째는 고맙다고 인사할 때 말로만 하지말고 고개를 숙여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한국인 앞에서 인사말이나 표정관리를 잘 해야 오해를 사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다. 중국인들이 한국인들의 인사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부분이다.

세 번째는 한국의 공항에 도착해서 빈 라덴 같은 테러리스트처럼 보여선 안된다고 주의시킨 내용이다. 9·11 자살 테러 사건 이후 한국의
분위기는 현재 반 테러 주의가 역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물가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된다고 일렀다. 이제는 인민폐와 원화의 가치가 거의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중국인이 한국에 가면 얼마든지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는 내용도 있다. 중국의 빠른 경제 발전 속도에서 나오는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긴 하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있어서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몇 가지 재미있는 주의사항이 있다. 바로 한국에 가기 전에 주량을 늘려 놓으라는 것이다. 만약 한국 가정에 초대 받아서 가게
된다면, 마땅히 한국인들의 술 문화와 기본적인 습관을 배워야 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서는 ‘한국인은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만 술을 권한다’고
소개하며, 어른과 술자리를 할 때엔 각별히 조심하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가기 전에 몇 마디 한국말을 배우라고 주의시켰다. 이유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영어를 못하기 때문이란다. 한국은 일본처럼
한자를 공식적으로 표기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말을 모르면 불편한 점이 많을 것을 미리 경각 시키는 것이다.


극성 축구팬 ‘치오미’

중국에는 현재 8,000만~1억명에 달하는 극성 추구팬 ‘치오미’가 있다. 이들은 월드컵이 시작되면 TV로 축구중계를 보더라도 반드시 한국에서
경기를 보고, 중국팀의 게임이 열리는 경기장의 주변을 몇 겹이나 둘러싸는 ‘인의 장막’을 쳐서 함성응원을 펼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현재
중국의 중앙방송인 CCTV에서는 아직 2002년 월드컵 방송권을 사지 않아 중국 치오미들에게 강한 비판을 사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을 향해 중국은 한결같이 흥분되어 있는 분위기다. 우리는 이런 중국의 분위기를 잘 파악해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부족하게 생각하는
숙박문제와 기념품 종류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다. 또 하나 명심해야 할 것은, 비록 그 동안 중국 대표팀은 ‘공한증(恐韓症)’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팀과의 경기에서 늘 패배의 쓴 잔을 마셨지만, 현 상황으로 봐서는 머지 않아 우리가 ‘공중증(恐中症)’을 느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와 일본의 사정이 그러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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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은 <북경어언문화대학 이중언어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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