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유럽연합(EU)이 북한의 인권대화 재개 제안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9일 "익명을 요구한 유럽연합 관계자는 지난 9월 북한 노동당의 강석주 국제비서가 유럽연합 스타브로스 람브리니디스 인권특별대표에게 인권대화 재개를 제안했지만 유럽연합 측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리동일 차석대사가 지난 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사상 처음으로 북한 인권 설명회를 열고 "유럽연합과 내년에 인권대화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유럽연합은 아직 대화 재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유럽연합 관계자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에서 "북한은 2000년 대 초 중단된 인권대화 재개와 람브리니디스 인권특별대표의 북한 방문을 제안했지만 유럽연합은 조심스럽게 절차를 밟아 논의해 나갈 것"이라며 "아직 합의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유럽연합은 2001년 북한과 인권대화를 개시한 후 북한 주민의 기본권 훼손 문제를 지적해왔지만 북한당국은 인권 상황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이후 유럽연합이 유엔 인권이사회에 북한인권결의안 제출을 주도하면서 양측 간의 인권대화는 중단됐다.
일각에는 북한의 인권대화 재개 제안과 지난 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대표부의 인권설명회를 '다음달 유엔총회 시 북한 인권 결의안 채택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미국의 소리 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인권 문제와 관련해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진정한 태도 변화 때문인지 아니면 북한인권에 관한 유엔 보고서가 유엔 총회에서 논의될 예정이기 때문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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