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정부와의 대화에 합의하면서 시위가 소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는 반중 시위는 사실상 실패했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대와 홍콩 당국은 12일 이전에 공식 대화를 시작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 레스터 셤(岑敖暉) 부비서장과 정부 측 라우콩와(劉江華) 정치개혁·본토사무국 부국장은 6일 오후 공식 대화를 위한 예비 접촉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홍콩 명보(明報) 등 언론이 7일 전했다.
홍콩 TV 방송은 대화 분위기는 좋았고, 양측 사이에 진솔한 대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양측은 앞으로 여러 차례 대화하고, 대화는 직접적이고 상호 존중의 기초에서 이뤄져야 하며 정부가 대화의 성과를 확인하고 실행해야 한다는 3가지 원칙에 대해서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시위대가 도시 점거 시위를 사실상 해제하면서 홍콩 완차이 등 중·고등학교가 일주일만에 수업을 재개했고 대부분 은행 지점들도 영업을 재개했다.
한때 20여만 명에 달했던 시위대 규모는 이날 수백 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은 몽콕 지역에 남아있는 시위대에 최대한 빨리 해산할 것을 촉구하면서 강경한 입장을 다시 표명했다.
렁 장관은 6일 TV 연설에서 "몽콕(旺角) 지역이 매우 위험한 상황"이며 "폭력범죄를 예방하고 부상자 수를 줄이고자 경찰이 적절한 때에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가운데 중국 관영 인민망(人民網)은 6일 '궈핑(國平)'의 '홍콩 주류(主流) 민의에 갈채를 보낸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시위대가 해체된 것은 '악은 선을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증명해 줬고, 결국 홍콩 사회의 장기적인 안정을 파괴하는 행위는 홍콩 주류사회 민의에 반대된다"고 주장했다.
언론은 또 점령하라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에서도 곳곳에 이번 시위를 반대하는 행보가 있었고 단합과 안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다면서 홍콩을 혼란하게 만드는 어떤 행위나 그에 대한 지지도 결국 아무런 소득 없이 실패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언론은 "점령 시위를 벌인 '몇 명의 어릿광대(수십만 명의 시위대를 지칭)'는 홍콩의 주류 민의를 대변할 수 없으며 최근 수일 동안 홍콩에서 일어난 일들은 이 같은 사실을 전 세계에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전했다.
또한 "정령 시위대가 벌인 불법행위는 반드시 철저히 실패할 것이며 2017년 홍콩 행정장관 '보통선거'는 전체 중국 국민의 보호아래 합법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성공할 것"이라고 언론은 덧붙였다.
한편 최근 당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관영 통신사 신화 등은 '궈핑'이라는 가명 기고문을 연일 기재하면서 홍콩 시위대에 대해 강력히 비난해왔다. '궈핑'의 실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국가의 평가'라는 동음이의어라는 점에서 어마어마한 배경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며 심지어 중국 중앙정부 및 최고지도부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는 '대변인'일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