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 실세 방한 집중 분석…실질적 결과 도출 의문 속 "대외정책 조정에 따른 것"

2014.10.06 14:23:59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중국 전문가들이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북한 최고 실세들의 4일 인천 방문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집중 분석을 내놓았다. 이들은 이번 방문이 한반도 정세 개선에 어떤 실질적인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면서도 북한이 국제적 고립 상태에서 탈피하려는 목적으로 대외 정책을 조정하는 가운데 내놓은 조치라고 주장했다. 

중국 둥팡바오예(東方報業) 그룹사 포털인 둥왕(東網)은 6일 중국 정치평론가인 덩위원(鄧聿文)의 기고문을 게재해 "황병서 등의 깜짝 한국 방문은 북한이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기회로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현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목적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

덩위원은 또 "폐쇄적인 체제로 인해 국제사회는 젊은 독재자 김정은의 행보를 통해 북한 정세의 향방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김정은은 이 같은 목적으로 정권 실세를 한국에 파견했고, 아직 대권을 잡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의 대외 정책 변화는 갑작스럽게 일어났던 것이 아니며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됐지만 눈에 띄지 않은 것뿐이며, 최근 북한 강석주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의 유럽 순방과 리수용 북한 외무상의 방미 등은 모두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덩위원은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이 사실이라고 해도 생명에 지장이 있는 정도는 아니고 그는 와병 기간 고립적인 상황에서 벗어나는 외교적 변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전문가 왕쥔성(王俊生)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6일 중국 신징바오(新京報)에 실은 기고를 통해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남북한 최고위급 만남이었던 이번 방한은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역설했다.

왕 연구원은 북한이 대외 정책 조정에 나선 배경에 대해 작년 2월 3차 핵실험 강행과 그 이후 잇따른 강경 정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이 핵 문제에서 이렇다 할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이런 적극적인 외교 공세도 분명한 한계에 부딪힐 것으로 지적하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타파하는 관건은 북·미, 북·중 관계 개선에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시사평론가 훙린(洪琳)은 징화스바오(京華時報)에 '남북이 탱고 춤을 잘 추려면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번 남북 접촉은 마치 춤 요청을 뜸들이고 있던 무도회 참석자가 갑자기 만나 (파트너와의 호흡이 가장 중요한 무용인)탱고를 추기 시작한 것과 같으며 많은 도전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훙린은 그러나 "한반도 정세 변화의 전례를 봤을 때 순풍에 돛단 듯 된 적이 없고 이번 역시 예외가 아닌 것 같다면서 6자회담이 아직 재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를 좌우지하는 것은 남북한뿐만이 아니기 때문에 남북의 향후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징화스바오는 또다른 기사에서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와 데이비드 시어 국방부 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의 긴급 방한에 관련해 그 목적은 첫째 북한 고위급의 한국 방문 건과 관련해 북한의 의도를 확인하고 두 번째로는 한국과의 보조를 맞추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언론은 또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 둘만이 추는 춤이 아니라 관련국과 함께 호흡을 맞춰 추는 여러 사람들의 춤이라는 점을 명기해야 한다며 관련국은 적극적으로 대화 분위기를 마련해야 하고, 화해 무드를 깨는 일을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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