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국이 2일(현지시간) 베트남의 해상 안보 지원을 위해 베트남에 대한 무기 수출 금지를 일부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때 전쟁을 치르며 적대 관계였던 미국과 베트남의 유대가 그만큼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무기 수출 금지 완화는 최근 점점 더 공격적이 돼 가고 있는 중국의 위협에 직면한 베트남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더 잘 맞설 수 있게 하려는 의도를 포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워싱턴에서 팜빈민 베트남 부총리와 만나 이 같은 미국의 결정을 통보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베트남에 대한 치명적인 해상 장비들과 정찰 장비들의 판매를 사안별로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이러한 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이 아시아에 대한 군사 개입을 늘리는 것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는 중국은 이번 조치에 강력히 반발할 게 분명하다.
미 관리들은 베트남과 논의를 거쳐 베트남이 필요로 하는 해상 및 항공 장비들을 베트남에 판매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베트남 해안경비대가 판매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공산정권이 들어선 후 베트남에 무기 수출을 중단했었다. 1984년에는 베트남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무기 판매 금수 조치가 취해졌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이 끝난 지 20년만인 1995년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면서 2006년 비살상용 무기 수출이 재개됐고 지난해 12월 케리 국무장관의 베트남 방문 시 베트남 해안경비대에 1800만 달러에 달하는 5척의 비무장 고속 순찰정을 베트남에 기증하기도 했다.
베트남과 중국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남중국해 파라셸 군도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이 일면서 관계가 냉각되고 있다.
한편 트란티빅반 베트남 외무 차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베트남은 미국의 무기 수출 금지 완화 조치를 환영한다면서 이로써 양국 간 파트너 관계는 한층 더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