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에 부는 女風…관록 대 돌풍

2014.10.03 17:14:10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남미 최대 경제 대국 브라질이 오는 5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와 함께 주지사와 주의회 의원도 뽑는 선거를 치른다.

11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대선의 1차 투표에서 어떤 후보도 과반을 넘지 못해 10월 말 결선 투표가 치러지고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이 승리해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5일 치르는 선거에서는 차기 대통령, 국회의원, 주지사, 주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투표가 진행된다. 후보는 결선투표를 피하려면 50%의 득표율을 얻어야 하지만,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집권 노동자당(PT) 후보인 호세프 대통령은 득표율 40%를 얻어 득표율 25%의 브라질사회당(PSB)의 마리나 시우바 후보와 오는 26일 결선투표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지 여론조사 기관 다타폴랴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호세프 대통령이 득표율 49%로 시우바 후보에 8%포인트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유력한 후보 2명 모두 여성이다. 호세프 대통령과 전 환경장관 시우바 후보 모두 인기가 높은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 신봉자다. 룰라 전 대통령의 후광을 입은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 2010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대규모 시위로 지난해 6월 73.7%를 기록했던 그의 지지율은 1달 후 45%로 급락했다. 대규모 시위대는 그에게 최근 경기 침체와 2014 월드컵 개최의 과도한 예산 지출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호세프 대통령은 빈민층과 중산층에 인기가 많다.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그가 지원하는 정부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아 그의 임기 중 이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졌다.

정치 전문가들은 최근 룰라 전 대통령이 그를 지지하는 선거운동에서 유권자들에게 지난 2010년 호세프 대통령을 선택한 이유를 상기시켜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표심을 끌어모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호세프 대통령이 시우바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선전을 많이 해 지지율을 높였다는 전문가 분석도 있다.

부유한 집 자제로 경제적 어려움 없이 자라 젊었을 때 급진 사회주의로 활동하며 1970~1972년 군사독재 하에서 수감 생활을 했고 광산 및 에너지 장관을 거쳐 대통령이 된 호세프 대통령과 달리, 시우바 후보는 아프리카계로 아마존 고무 채취자 집안에서 태어나 가족 중 처음 교육을 받았다.

1994년 최초의 고무 채취자 출신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고 룰라 대통령 임기 중 2003~2006년까지 환경장관을 역임한 그는 2010년 대선 도전에 이어 이번 대선에도 도전하려 했으나 출마에 필요한 서명자 부족으로 출마를 포기했었다.

PSB의 원래 후보였던 에두아르도 캄포스 후보의 비행기 추락 사고 사망 후 유권자들의 동정표를 얻은 그는 유권자들에게 브라질 정치에서 볼 수 있는 부정부패가 없는 비정형적 후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그는 환경의식이 높은 젊은 층과 호세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반대하는 상류층 사이에 인기가 있다.

제1 야당 후보지만, 여성 후보 간 대결이라는 흥행 요소가 두드러지면서 대선 정국에서 소외된 후보가 있다.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아에시우 네비스 후보로 그는 후보 3명 중 가장 보수적이며 민간 부문의 외국인 투자 유치 장려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할아버지, 외할아버지, 아버지가 모두 정치인이었던 브라질의 대표적인 정치 가문 출신으로 20대에 일찌감치 정계에 입문한 뒤 연방 하원의원, 주지사, 총리 등 차근차근 경력을 쌓았다.

그는 시우바 후보가 지난 8월 사회당 대선 후보가 됐을 때 떨어졌던 자신의 지지율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이번주 초 여론조사에서 20%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할 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전문가들은 시우바 후보에 대한 낙관론이 그와 맞붙는 호세프 대통령과의 결선투표까지 계속될지는 미지수로 보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은 유세에서 시우바 후보가 브라질을 이끄는 데 필요한 경험이나 지지층이 없다는 점을 계속 역설하고 있으며 시우바 후보는 이 같은 호세프 대통령의 비판에 바로 대응하지 못해 일부 표심을 잃었다.

강철규
Copyright @2025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 (05510)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11 (신천동) 한신빌딩 10층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창간발행인 겸 편집인 회장 강신한 | 대표 박성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지원 l 등록번호 : 서울 아,00280 | 등록일 : 2006-11-3 | 발행일 : 2006-11-3
Copyright ⓒ 1989 - 2025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sisa-news.com for more information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