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총영사관, 2002년 이후 교통위반 체납액 최고 불명예

2014.09.26 10:52:23

외국공관 중 1위, UN대표부까지 합치면 전체 7위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뉴욕 주재 한국 총영사관이 뉴욕시에 주재하는 외국 공관 중 교통 위반 체납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뉴욕한국일보는 뉴욕 총영사관이 지난 2002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체납한 교통 위반 과태료 액이 34건 7194달러로 뉴욕시 110여개국 공관 중 단연 최고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뉴욕시 재무국(DOF)으로부터 입수한 ‘2002년 이후 외교관 차량 주차 위반 과태료 체납액’ 자료에 따르면 2위는 루마니아가 한국의 절반 정도인 3526달러(12건)였고, 3위 우크라이나(3219달러, 16건) 4위 모로코(3025달러, 24건) 5위 러시아(2478달러, 13건) 순이었다.

이어 카자흐스탄(1864달러, 11건) 키프로스(1839달러, 7건) 온두라스(1819달러, 8건) 아이티(1804달러, 12건) 카타르(1694달러, 12건)가 ‘워스트 10’에 랭크됐다.

이번 조사에서 단 한 번이라도 주차 위반 과태료 체납을 한 총영사관은 66개국이었고 평균 체납액은 한국의 11% 수준인 794달러였다.

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2010년 이후 과태료는 대부분 납부한 것으로 안다. 아마도 그 전에 밀린 과태료가 있는 것 같은데 현재 조사 중”이라면서 “4∼5년 된 공관 차량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체납액이 발생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뉴욕 맨해튼은 교통 문제가 너무 심각해서 공무 중에 불가피하게 위반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 티켓들은 뉴욕시에 선처를 바라는 협조 요청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우리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 공관들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과태료가 밀린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지만 우리처럼 직원이 많고 규모가 큰 공관과 직원 수가 서너 명인 공관들과 비교하는 건 좀 그렇다”고 억울한 측면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벌금 연체금을 해결하지 않으면 교체든 폐차든 합법적인 처분을 할 수 없고 선처 요청의 관행을 고려해도 우리와 비슷한 규모인 일본은 체납 건수가 단 1건(115달러), 인원이 많은 중국도 체납액이 432달러(4건)에 불과해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아무리 공무를 수행하고 있더라도 위반 티켓을 국가가 대납하는 것이 온당하냐는 것이다. 뉴욕시 경찰의 협조를 받지 못하는 공무가 교통 위반의 핑계는 댈 수 없는만큼 위반한 운전자가 당연히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체납액을 뉴욕 주재 유엔대표부까지 합치면 우리나라는 총 1만1327달러로 180여개국중 7번째로 나타났다. 1위는 이탈리아(2만517달러) 2위 아이보리코스트(1만7275달러) 3위 나이지리아(1만7154달러) 4위 사우디아라비아(1만4786 달러) 5위 인도네시아(1만4100달러) 6위 세네갈(1만1578달러)로 집계됐다. 유엔대표부만 있는 북한의 경우 13건 2120달러가 밀려 있었다.

뉴욕시 외교 공관들의 교통 위반 체납액은 해묵은 골칫거리로 통한다. 각국 총영사관과 유엔대표부들이 외교 차량이라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과태료를 체납해 왔기 때문이다.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각 국 정상들이 뉴욕에 몰려온 지난 22일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통산 최대 체납액 국가들을 지목하며 이 같은 문제점을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교통 티켓 체납액이 가장 많은 국가는 이집트로 무려 197만 달러에 달한다. 2위는 나이지리아(89만 달러) 3위 인도네시아(73만 달러) 4위 브라질(60만 달러) 5위 모로코(58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어 파키스탄(55만 달러) 세네갈(49만 달러) 수단(48만 달러) 앙골라(42만 달러) 불가리아(39만 달러) 순이었다.

이 같은 누적액은 대부분 2002년 이전 것으로 당시만 해도 뉴욕시는 외교번호판을 들이밀며 ‘배째라 식’으로 나오는 공관들을 보며 끓는 속을 달래야 했다. 특히 1997년부터 2002년까지 5년 간 각 국 외교 공관들의 체납 액수는 총 2300만 달러가 넘을 정도로 심각했다.

그러나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 취임 후 ‘상습 체납 티켓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국무부에 문제 차량들의 외교 번호판 회수와 신규등록증 발급 제한을 요청하면서 못된 버릇을 상당 부분 고칠 수 있었다.

지난 10년 간 회수된 외교 번호판이 70개, 신규등록증 발급 거절이 100건이 넘으면서 2002년 이후 체납 액수는 74만3000달러로 뚝 떨어졌다. 상습 체납국 챔피언으로 악명 높던 이집트는 2002년 이후 체납액이 5000달러 이하로 줄어드는 등 모범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체납액 2만여 달러로 새로운 ‘악동국’으로 부상한 이탈리아 유엔대표부는 “문제의 빚은 사직한 직원들이 갚지 않아서 생긴 일이지만 대표부에서 대신 변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이곳에 사는 한 미 연방과 뉴욕주, 뉴욕시의 법규를 존중해야 한다”고 자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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