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기후변화가 지구를 망치고 있음을 경고하고 빠른 대책을 촉구하는 환경운동가들의 행진이 2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일대에서 10만 명의 군중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모두들 축제 의상을 갖춰 입고 자전거, 보행기, 휠체어까지 나서서 북소리와 음악에 맞춰 행진에 참가했지만 이들의 구호는 그리 밝은 내용이 아니었다.
"이런 식으로 계속 가다간 다음 세대에는 지구가 사라질 것이다"라고 타임스스퀘어에 가족이 미는 휠체어를 타고 나타난 뉴욕 토박이이자 심리학 교수인 버트 가스코프(81)는 말했다.
그는 그런 경고를 처음 들은 것이 1967년이었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 사태는 악화되기만 했다고 말했다.
행진의 주최측은 이날 뉴욕에서 10만 명 이상이 참가했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앨 고어 전 부통령, 빌 드 블라지오 뉴욕 시장도 마크 러팰로, 에반젤린 릴리 같은 배우들과 함께 행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행진은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120개국 정상들이 모이는 유엔 환경정상회의를 앞두고 2015년까지 적용할 새로운 환경협약을 성사시키기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열린 행사이다.
이를 위해 뉴욕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대도시에서 비슷한 걷기 행사가 열렸으며 런던에서는 4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배우 엠마 톰슨, 음악가 피터 가브리엘도 군중과 함께 런던 도심에서 함께 행진을 하는 등 세계 156개국 2646개 도시에서 모두 58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기후변화 대행진에 동참했다.
카이로에서는 풍력과 태양열 에너지를 상징하는 거대한 예술작품의 제막식이 행진과 함께 열렸고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얼굴에 초록색 하트를 그린 시민들이 행진했다.
엠마 톰슨은 "이건 운동이 아니라 우리 목숨을 건 전투이다. 우리는 우리 자녀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호주에서는 멜버른에 1만 명 이상이 모여서 깃발과 손팻말을 들고 정부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더 적극적인 정책을 펴라고 요구했다.
특히 호주의 도시마다 토니 애벗 총리의 우파 연정이 지난해 집권 후부터 탄소세를 폐지하고 기후 온난화와 싸우는 환경기금 모금을 제한한 것을 비난하는 등 현 정부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