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1707년 대영제국에 합병한 이후 307년 만에 독립을 시도한 스코틀랜드가 좌절을 맛본 가운데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진행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 개표가 95.4% 진행된 가운데 '반대'가 55%, '찬성'이 44%로 나타났다. 독립 반대표가 191만여표로 유효표의 절반을 넘어섬에 따라 스코틀랜드의 독립의 꿈이 무산됐다.
알렉스 샐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주민에게 이 투표 결과를 받아들여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도“이번 주민투표 결과는 민주적 과정에서 대단한 업적”이라고 말해 독립 시도 자체를 높이 평가했다.
이날 투표에는 16세 이상 스코틀랜드 주민 441만 명의 97%인 428만여 명이 유권자 등록을 한 가운데 지역별로 75%∼90%의 투표율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비록 스코틀랜드의 시도는 불발로 끝났지만 '불확실성'이라는 폭탄의 뇌관은 계속해서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장은 투표가 끝났지만 향후 스코틀랜드가 또 다시 독립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확답은 없기 때문이다.
주민의 80%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캐나다의 퀘벡주는 1980년 처음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진행해 실패했지만, 1995년에도 한번 더 독립을 시도한 바 있다.
특히 1995년 주민투표에서 찬성은 49.42%, 반대는 50.58%로, 독립이 부결됐지만 표차는 땀을 쥐는 박빙이었다.
이후에도 퀘벡주의 분리를 추진하는 정당인 퀘벡당(PQ)은 2012년 9월 주의회 선거에서 31.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전체 125석 가운데 54석을 확보, 제1당에 등극한 바 있다. 여전히 독립의 불씨가 남아 있는 셈이다.
퀘벡주의 이 같은 움직임은 스코틀랜드와 흡사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퀘벡주는 프랑스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모여 정착한 곳으로 언어, 문화, 정치 등 다양한 부문에서 영어를 제1 언어로 쓰는 나머지 주와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다.
실제로 캐나다 연방 결성 뒤에는 정치와 문화가 영어권 위주로 다져지고 있고, 건국 당시에는 프랑스어를 제1 언어로 사용하는 국민의 비율이 절반에 가까웠지만 이후 비율은 점점 낮아져 지금은 20%대에 그치고 있다. 또 퀘벡주 내에도 영어 또는 제3의 언어를 주로 쓰는 주민이 20%에 이르는 등 프랑스인으로 지켜왔던 정체성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