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8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석유 및 가스회사들에 대해 제재에 나서거나 러시아 금융기관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취할 경우 서방 국가 항공기들이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영공을 폐쇄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러시아 경제지 베도모스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고 모스크바 타임스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서방 국가들이 좀더 현명하게 행동하기를 기대한다"면서 "만일 에너지 분야에 대한 제재가 가해지거나 금융기관에 대한 추가 제재가 발동될 경우 러시아도 그에 맞서 비대칭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9일 가즈프롬 네프트와 트란스네프트, 로스네프트 등 러시아의 주요 석유회사 3개에 대해 유럽 자본시장에서 30일 이상의 자금 차입을 금지하는 것을 포함하는 새로운 제재 조치를 9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 월 스트리트 저널이 8일 보도했다.
EU는 지난 7월에도 러시아의 스베르뱅크와 VTB 등 5개 국영 은행들에 대해 자금 차입 기간을 기존의 90일에서 30일 이내로 단축하는 제재 조치를 취했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덧붙였다.
메드베데프는 러시아가 영공 통과를 금지시킬 경우 많은 항공사들이 도산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주요 항공사들은 현재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를 잇는 항공편의 경우 시베리아 상공을 통과하는 최단 노선을 이용하고 있지만 러시아 영공 통과가 금지되면 북극 상공으로의 우회가 불가피해 비행 시간이 늘어나고 연료비 상승으로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는 또 경제 제재 뒤에는 정치적 제재가 뒤따를 것이며 그럴 경우 전세계적인 안보 체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이는 서방 국가들도 원치 않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2025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