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나이지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지도자가 이달 초 장악한 북동부 그워자에 이슬람 칼리프 국가를 수립했다고 선포했다고 AF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가 이날 입수한 52분 분량의 영상에서 보코하람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가 "신이 그워자에서 우리 형제에게 승리를 주신 덕분에 이 지역이 이슬람 칼리프 국가의 영토가 됐다"고 밝혔다.
셰카우는 지난 7월 촬영된 동영상에서 이라크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으나 이 동영상에서는 자신이 알바그다디와 관련이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아 그가 칼리프 국가를 IS의 일부로 선포한 것인지 별도의 나이지리아 칼리프 국가로 선포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에 나이지리아 정부군은 이날 성명에서 "나이지리아 국가의 주권과 영토 보존은 그대로다"라고 밝히며 보코하람의 칼리프 국가 선포를 부인했다.
미국이 국제 테러범로 규정한 셰카우는 언제 어디서 촬영했는지 확인되지 않은 이 최신 동영상에 군복 차림에 칼라시니코프 자동소총을 몸에 두르고 있었다.
그는 아랍어와 현지어인 하우사어를 번갈아 사용했고 그의 뒤에는 SUV 차량 3대가 있고 복면을 쓰고 무장한 단원 4명이 그의 옆에 서 있었다.
그가 이 동영상을 촬영하는 동안 그워자에 있었는지 언급하지 않아 그의 행방은 묘연하지만, 이 최신 동영상에서 그가 칼리프 국가 선포 후 다른 정체 불명의 무장단체 단원이 그워자를 계속 장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녹색 셔츠와 흰 모자를 쓴 이 단원은 이 동영상에 “신의 은혜로 그워자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곳에 계속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셰카우의 동영상에 대해 크리스 올루콜라데 나이지리아 국방부 대변인은 “정부군이 그워자를 안전하게 지킬 것”이라며 “어느 지역이든 테러 단체가 자신들의 지역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무장단체의 활동으로부터 이 지역을 지키기 위한 작전을 계속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달 초 보코하람이 그워자를 장악했다고 확인했다.
AFP 통신은 보코하람이 보르노주(州) 남부의 그워자 인근 지역과 보르노주 북부의 상당 지역을 점령했으며 요베주의 부니야니 지역도 장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 이후 비상사태가 선포된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활동하는 구호단체가 거의 없고 이 지역을 방문하는 것도 위험하며 휴대폰이 잘 통하지 않아 현재 보코하람이 점령한 지역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 지역 전문가들은 보코하람이 최근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을 점령한 것은 전례가 없는 성과라며 나이지리아 북부에 이슬람 국가를 세운다는 자체 목표에 좀 더 다가섰다고 분석했으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나이지리아 정부군이 보코하람의 공세를 반전시킬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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