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러시아가 유럽연합(EU)의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 항공사 여객기들의 자국 영공 통과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러시아 주요 일간지 '베도모스티'는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교통부와 외무부가 유럽 항공사 여객기들의 러시아 영공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영공을 경유해 아시아 지역으로 운항해온 유럽 항공사들의 영공 통과를 제한 혹은 완전히 금지한다는 말이다.
이는 EU가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높은 수위의 제재를 잇달아 발표한 것에 대한 대응 조치로 분석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보로네즈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유럽과 미국 등의 대러 제재에 대응할 조치를 마련할 것을 지시하면서 "(제재는)국내 생산자들을 지원하면서도 소비자들에게는 피해가 없도록 매우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럽의 대표적인 항공사인 루프트한자, 브리티시 에어웨이즈, 에어 프랑스 등은 그동안 아시아로 가는 최단거리 코스인 시베리아 관통 노선을 이용하면서 러시아 측에 연간 약 3억 달러(약 3101억원)의 영공 통과료를 지불해 왔다.
러시아도 피해를 입지만 이들 3개 항공사가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3개월 동안 약 10억 유로의 손해를 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는 비행시간이 길어지고 더욱 많은 유류비가 소요되는 등 다양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유럽 항공사들은 같은 노선을 운항하는 아시아권 항공사들에 대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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