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이슬람 민병대, "제2의 도시 벵가지 장악했다"

2014.08.01 09:04:02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리비아의 이슬람주의 강경파 민병대들은 31일 제2의 도시 벵가지의 정부군 병영들을 유린해 중화기들을 빼앗아 이 도시를 장악했다고 선언했다.

이 민병대들 가운데는 2012년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을 공격해 미국 대사와 3명의 외교관들을 살해했다고 미국이 비난한 민병대도 포함돼 있다.

벵가지에서의 격동은 새 의회의 개원을 앞두고 강경파들이 경쟁자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새로운 파장이다.

수도인 트리폴리에서는 무장단체들 상호 간의 전투가 가열돼 이날 여러 나라가 자국의 시민들을 대피시키는 한편 수천 명의 리비아인들이 튀니지로 피신했다.

지난 수주일에 걸쳐 폭력이 확산됨으로써 2011년 장기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축출한 민중봉기 이후 혼란을 겪어온 리비아가 시민전쟁 상태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리비아는 허약한 중앙정부 치하에서 군대와 경찰은 무력해 수많은 무장단체들이 활개를 쳤으나 이들 사이에는 공포의 균형 같은 것이 있어서 극단적으로 흐르지 않고 활동 지역을 나누게 됐다.

그러나 이제는 이슬람주의자와 극단파 지도자들이 이끄는 민병대들이 보다 결정적인 우위를 차지하려고 한다.

보건부는 지난달 무력충돌이 격화된 이후 트리폴리에서 179명이 사망하고 700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이슬람주의자 정치인들과 연합한 민병대들은 수주일째 트리폴리 공항을 경쟁 민병대로부터 탈취하려 전투를 벌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공항이 많이 파괴됐다.

31일에는 서부 트리폴리에서 무차별 로켓 포격에 주택과 차량들이 파괴되고 주민들은 도피했다.

이에 이날 저녁 수천 명의 주민들이 트리폴리 도심의 순교자광장으로 행진하면서 무장단체들을 규탄했다.

이들은 "피는 충분히 흘렸다"거나 "오직 리비아를 위하여" 등의 팻말을 들고 있었다.
강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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