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중국과 러시아가 내년 항일전쟁 승전일에 손잡고 기념행사를 개최하기로 합의하는 등 일본을 겨냥한 공조를 가속하고 있다.
12일 중국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러시아 언론을 인용해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장이 지난 9일 중국에서 리잔수(栗戰書) 당 중앙정치국원 겸 중앙판공청 주임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내년 9월3일 항일전쟁 승전 70주년에 공동 축하 행사를 계획하기 위해 특별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올해 초 일본이 정식으로 항복한 날인 매년 9월3일을 '중국인민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로, 12월13일을 '난징대학살 희생자 국가추모일'로 각각 지정했고, 최근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한국을 방문해 '내년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한국과 공동으로 기념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바노프 실장은 또 "2차 세계대전 역사를 젊은 세대에게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면서 "이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러시아의 승전 기념일 행사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될 계획이며, 나치 독일이 항복한 1945년 5월9일을 기념하는 러시아의 연례 기념일 행사와 9월3일 일본 항복 기념일 행사가 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이바노프 실장은 지난 9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중·러 양국이 지난 5월 공동성명을 발표한 이후 양국 고위급의 상호 방문은 빈도가 더 잦아진 가운데 이바노프 실장이 이끈 러시아 대표단은 제6차 미중 전략경제대화가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비슷한 시점에 중국을 방문해 미중 관계가 가까워 지는 것을 견제하는 러시아 정부의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시 주석은 10일 이바노프 실장이 이끈 러시아 방문단을 만나 중·러 양국 간의 특별한 전략 협력 관계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는 중·러 고위급 간의 빈번한 상호 방문 등 교류 강화는 중국이 '중국이 워싱턴과의 관계 개선에 과도하게 의지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미국에 전달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바노프 실장은 언론에 중국이 이 미사일을 공급받는 첫 번째 나라가 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러시아 대표단은 중국 측 대표와 만나 중국이 러시아가 개발한 신형 방공 미사일 S-400 '트리움프' 수출건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는 관측을 뒷받침해 준다.
S-400는 러시아가 S-300 대공미사일을 개량해 만든 사거리 380㎞의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로, 적국의 탄도미사일 전투기, 탄도미사일 등을 탐지해 방어하는 최신형 대공방어미사일로 중국이 러시아의 S-400까지 갖출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에 맞설 수 있는 군사력을 확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