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새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 장 클로드 융커(59) 전 룩셈부르크 총리가 선출됐다.
헤르만 반 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7일 EU 정상들이 융커를 차기 EU 집행위원장으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EU 대통령이라 할 수 있는 집행위원장은 EU 정상들이 선출하며 유럽의회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EU 정상들은 수 주 동안 새 EU 집행위원장 선출을 놓고 갈등을 노출했다. 이번 EU 집행위원장 지명은 영국의 강력한 반대로 지난 10년 동안 만장일치로 지명이 이뤄지던 전통이 깨졌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융커가 지나치게 유럽 연방을 강조하고 있어 영국과 EU 관계 개선 노력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은 융커가 유럽 통합적이고 의견 일치를 선호하며 제국적인 EU 본부 구축에 열을 올리는 파벌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의 EU 회원국 유지를 위한 조건을 재협상할 것이며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보수당이 승리하면 오는 2017년 EU 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이날 EU 일부 국가들은 융커 지명으로 영국의 소외감이 깊어질 것으로 보고 영국 달래기에 나선 반면 또 다른 회원국은 캐머런 총리의 노골적인 융커 지명 반대에 불쾌감을 보이기도 했다.
헬레 토르닝 슈미트 덴마크 총리는 "영국은 EU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으나 엘리오 디 루포 벨기에 총리는 "영국 단독으로 26개국 또는 27개국의 합의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유럽 통합에 회의적인 세력들이 약진했지만 유럽의회 내 최다 의석을 차지한 유럽국민당(EPP)은 융커를 EU 집행위원장 후보로 내세웠다.
융커는 유로화 도입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으며 EU 재무장관 회의(유로그룹) 의장으로 유로존의 재정위기 극복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