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일본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와 대립하는 미국을 의식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의 방러 일정을 다시 연기했다.
18일 일본 정부는 기시다 외상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오는 9월 이후로 연기하지만 올 가을로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일정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일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과 관련,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하는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지난 4월로 예정됐던 기시다 외상의 방문 계획을 한 번 연기한 바 있다.
통신은 여러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러 관계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이 외상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강행한다면 러시아와 가까워지려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이는 미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분석했다.
대신 일본은 기시다 외상의 7월 방문을 놓고 우크라이나 정부와 일정을 조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미국과 유럽과 보조를 맞춰 우크라이나 정부의 안정에 일조하면서 그 지원 규모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도 1500억엔(약 1조6000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9월에도 미·러 양국이 지금처럼 긴장 관계를 유지한다면 일본 정부는 또다시 기시다의 방러 일정을 연기할 것이며 외상의 방문 목적이 사실 푸틴 대통령의 방일 준비인 점을 감안한다면 푸틴의 방문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달 초 아베 총리를 포함한 G7 정상이 러시아의 크림자치공화국 불법 합병을 비난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지만 아베는 여전히 러시아와의 대화 채널 유지를 바란다고 일본 언론은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월 스트리트 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올 가을 일본 방문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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