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헐리우드 영화 '헝거 게임'에 나오는 세 손가락을 쳐드는 반독재 신호가 태국의 반쿠데타 시위대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번지고 있다. 시위대는 세 손가락의 신호를 침묵의 불복종 신호로 사용하고 있으며 군대는 이를 멈추라는 명령을 듣지 않은 시민들을 체포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태국 군부는 3일 이 동작이 쿠데타에 대한 새로운 저항의 표시로 감시 대상임을 시인했다. 반군부 시위대의 솜바트 봉감아농은 “세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이 동작은 국민의 기본적인 정치적 권리를 상징한다”고 페이스 북에 올렸다.
그는 사람들에게 하루에 세 번 세 손가락 들기를 권하고 있다. 오전 9시, 오후 1시, 오후 5시에 경찰이나 군대가 없는 안전한 공공 장소에서 손가락을 들어올려 민주화의 의지를 확인하자는 것이다.
이 손 동작은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여러 명의 시위대가 플래시몹으로 하기도 하고 각자 단독으로 세 손가락을 높이 들어 혼자 경례를 하듯 하기도 하는 등 급속히 번져가고 있다.
쿠데타군의 대변인은 AP 기자에게 “우리도 그것이 영화에서 따온 것임을 안다. 정부에 대한 저항의 의미라는 것도 안다. 따라서 어떤 한 명이 손을 들고 있으면 체포하지 않겠지만 5명 이상 모이는 정치 집회나 시위 현장이라면 우리도 단속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단 경고를 하고 중지시킨 뒤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체포로 응수하겠다는 것이다.
3부작으로 제작된 '헝거 게임' 영화에서 유래된 가운데 세 손가락의 신호는 전체주의에 대항하는 저항군의 인사법이지만 그 의미는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프랑스 혁명의 자유, 평등, 박애를 의미한다든가 자유, 선거, 민주주의를 의미한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현재 태국의 인기 사이트에 올려진 '헝거 게임' 영화장면의 몽타주 사진에는 손가락 세 개에다 1. 쿠데타 반대 2. 자유 3. 민주주의라는 설명을 붙여놓았다.
'헝거 게임'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영화는 아니었지만 태국에서는 각별히 인기를 끌어 마지막 3부작 '헝거 게임 : 캐칭 파이어'는 지난해 상영작 중에서 흥행 수입 8위로 33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2012년 개봉된 2부도 그해 17위 흥행 기록으로 210만 달러를 벌었다.
휴먼 라이츠 워치 아시아 국장 브래드 애담스는 "태국 군부가 국민들의 평화적인 인사나 손동작까지 단속하려드는 것은 평화적 반군부 시위를 짓밟는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침묵하는 사람들의 평화적 손짓까지 공격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