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40) 성신여대 교수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일본축구국가대표팀의 유니폼 수정을 요청했다.
서 교수는 2일 제프 블래터(78) FIFA 회장에게 일본대표팀 유니폼에 들어가 있는 '전범기(욱일승천기) 문양'을 삭제해 달라는 내용의 우편물을 발송했다고 전했다.
이번 우편물에는 '일본대표팀 유니폼에서 전범기 문양을 삭제해 달라'는 편지와 함께 뉴욕타임스 광고 파일·일본 전범기의 탄생배경·전 세계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전범기 디자인을 소개하는 영상CD 등이 담겨있다.
서 교수는 "정치적 표현을 금지하는 FIFA의 규정에 따르면 일본대표팀의 전범기 디자인은 결코 허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전범기 디자인 사용을)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FIFA에 이와 관련된 정확한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FIFA는 지난 3월 홈페이지를 통해 월드컵 본선 진출국 유니폼을 판매했다. 당시 일본대표팀 유니폼의 전범기 문양을 두고 논란이 일자 디자인 설명 문구를 'rising sun ray'에서 'flash of a bright red across the back'로 변경했다. 유니폼 판매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서 교수는 "설명 문구만 바꿔 놓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유니폼을 디자인한 스포츠용품 브랜드 아디다스 디자인팀에도 FIFA에 보낸 것과 똑같은 우편물을 전달했다"며 "잘못된 디자인 하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아픔을 줄 수 있는지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4브라질월드컵 32개 본선 진출국 축구협회장에게도 우편물을 보냈다"며 "독일의 나치기와 일본 전범기가 같은 의미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지난 3·1절부터 '전 세계 일본 전범기 퇴치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각 나라 재외동포 및 유학생들에게 전범기 디자인이 사용되고 있는 곳을 제보받아 담당기관에 사용금지를 요청하고 있다.
약 3개월 간 캠페인을 진행해온 서 교수는 "미국 자연사박물관 벽화·영국의 유명 휴양지 브라이튼 해변·오스트리아 비엔나 전시회 등 지금까지 전 세계 50여곳에서 제보를 받았다"며 "일본의 전범기 디자인 남용 실태가 정말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부분의 서양 국가에서는 일본의 전범기를 단순한 디자인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홍보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일본 전범기는 나치기와 같다는 의미를 담은 페이스북 광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 교수는 지난 28일에도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일본대표팀의 전범기 문양 유니폼을 비판하는 광고를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