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7월은 대입 시험의 달
일본이나 한국 못지않게 입시열기 뜨겁다
한창
여름이 시작되는 7월,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의 수능과 같이 중국의 고 3학생들이 대학입학시험을 치른다. 가을학기인 9월에 신학기가 시작되는
관계로 우리나라와는 정 반대인 한여름에 대학입학 시험이 실시되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의 수험생들은 비지땀을 흘려가며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중국도 명문대가 대기업 보장
중국의 교육방식도 이전 우리나라 교육처럼 주입식이다. 그러므로 중요시하는 과목이 따로 정해져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국영수가 바로 그것이다.
중국의 어언(語言)이란 것은 바로 우리나라의 언어 영역을 뜻한다. 시험의 난이도는 우리의 언어영역이 그렇듯 아주 어렵다. 그러나 합격이냐
아니냐의 결정적인 과목은 역시 영어와 수학이다. 필자의 중국 친구와 은사님은 수학이 특별히 어렵다고 강조했다. 모든 과목을 만점을 받았을
경우 받게 될 점수는 600점이며, 여태까지 만점을 받은 사례는 거의 없다고 한다. 560점대를 맞는다면 북경대나 청화대의 수석은 맡아
놓은 거나 다름없을 정도로 상당한 고득점이다.
그렇다면 중국인민들의 대학시험에 대한 열기는 어떠할까? 한국과 비교해 볼 때, 전체적으로 커다란 차이점은 없다. 다만 누가 더 고득점을
맞는지 혹은 수석의 영광은 어느 학교 출신의 수험생인지 따지는 한국과는 달리, 중국은 커다란 주요 도시별로 수석의 영광에 그 관심이 집중된다.
수석은 대부분 상하이나 베이징에서 나오고 있으며, 어떤 도시가 더 많이 나왔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실력은 막상막하이다.
7월 7,8,9일에 4과목의 시험을 모두 치르는데, 시험 전날에는 수험생들이 자신의 고사장을 찾아 시험 볼 자리를 미리 보아 둔다. 중국도
한국이나 일본과 같이 학력을 중요시하는 사회이다. 게다가 명문대학을 졸업하지 못하면, 대기업에 취직한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더욱이 요즘처럼 취직조차 힘든 상황에서는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의 명문대에 대한 관심은 식을 줄 모르는 것이다.
특히 요즘 북경대를 제치고 중국의 명문으로 부상한 청화대의 선호도는 중국 대륙내 뿐만 아니라, 홍콩과 대만 등지에서도 마찬가지로 높은 편으로
그 막강한 권위를 자랑하고 있다. 보통 중국에서 북경대는 문과의 명문으로 청화대는 이과의 최고명문으로 모두가 인정하고 있으며, 청화대에
입학하기 위해 수많은 중국 학생들의 도전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부터 중국 교육부는 대학 시험에 관한 연령 제한 제도를 없앴다.
그러자 평소 대학입학에 꿈을 품고 있던 중국의 소수 노인들은 올해 대학시험에 도전장을 내놓았다. 7월 6일 오후, 중국의 수험생중 가장
연령이 높은 72세의 왕 할아버지는 난징시에서 어느 학교에서 자신이 시험 볼 자리를 둘러보고 돌아갔다. 왕 할아버지 이외에도 올해 수험생자들
중 가장 높은 연령은 73세였으며, 60세 이상의 응시자들은 10명으로 나타났다.
대입경쟁률 높다
올해 64,000명에 달하는 북경시의 시험 응시생들 중 그 입학자격이 부여된 인원은 45,000명이었다. 중국 전체를 통틀어 볼 때는 4백53만5천명이
동시에 입학할 자격이 통지를 받았다. 이해를 돕자면, 올해 북경의 시험 응시생들이 작년에 비해 15.13%가 증가했으며 중국 전역에서는
작년보다 18.15%가 증가했다.
매년 대학 시험때가 되면 중국의 학교나 가정 및 사회각계 각층으로부터 상당한 관심이 집중된다. 가정뿐만 아니라 중국의 여론매체 역시 이
맘때가 되면 앞을 다퉈 시험 정보에 관한 각종 소식을 내보내며, 이러한 것들은 바로 수험생들의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중국의 교육부에서는
바로 이점 때문에, 인터넷 등 여론에서 조용한 분위기를 선도해 줄 것을 각별히 당부했다.
올해 북경시 62,892명의 수험생중 문과를 지원한 수는 18,584명으로 작년의 16,806명보다 1,778명이 더 늘었고, 이과를 선택한
숫자는 44,308명에 이르렀다. 한편 재수생은 올해 9,417명으로 작년보다 3,761명이 늘어난 수치다.
중국에도 우수학생 추천제도가 있는데, 올해부터 자격의 조건을 좀 더 엄격히 정하였다. 그 자격의 조건이란, 추천된 학생은 해당된 시에서
가장 우수한 졸업 성적을 소유해야 하며, 전국 올림피아 대회에서 1,2,3등의 성적을 소유한 학생이야만 가능하다. 이러한 엄격한 형식은
추천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범위를 한정시키기 위해서다.
대입 시험에 맞춰 사회전체가 들썩
중국에서 시험이 치뤄지는 3일 동안 수험생들은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예를 들면, 복잡한 교통상황을 대비해 택시 기사들은 특별히
수험생 위주로 승차를 하게 한다. 그리고 만약의 상황을 위해 택시를 탔을 때, 차비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요금 할인도 할 계획이라 전했다.
또 고사장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여러 모텔에서는 수험생 특별 가격의 방을 준비해 놓았다고 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와
아주 흡사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대학시험 정보에 관한 서비스도 점점 과학적으로 변하고 있어, 중국인들의 대학입학 시험에 관한
관심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하나의 자녀만을 기를수 밖에 없는 중국의 가정 현실에서 대학 입학 시험은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12년후에 찾아오는 커다란 행사나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중국의 부모들은 자녀의 대학입학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쓰는데, 이를 알아채고 많은 약품 회사에서는 여러 가지 피로 회복제나
영양제를 내놓으며 수험생을 둔 부모들의 마음을 유혹한다. 가격은 우리 나라 돈으로 5만 원대로 중국인에게 약간은 부담이 되긴 하지만, 자녀를
위한 마음은 한국의 부모들이 그렇듯 모든 것을 아끼지 않는다.
학력위주 사회로 변모하는 중국
중국은 이번 대학시험을 계기로 많은 부분의 기존 제도를 개혁했는데, 개혁의 목표는 수험생들에게 자주권을 찾아주자는 것이다. 이전의 중국
입학시험 제도는 이 방면에서 아주 취약했기 때문이다.
시험의 결과는 15일을 전후로 나오게 되는데, 결과가 나오면 1,2차로 학교와 전공 지원이 가능하다. 중국에서도 대학에 합격하기란 하늘에
별따기나 다름이 없다. 특히 학생들이 가고싶어 하는 학교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한국이나 일본처럼 학력위주 사회이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기업에 취직을 하기 위해서는 명문대학은 필히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더군다나 대학 입학시험의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어 중국 지식인들은 이러한 현상에 걱정을 하고 있다. 중국의 자녀 하나 낳기 정책과 이러한 절대적인 입학 시험제도를 비추어 볼 때, 올바르지
못한 교육으로 나아갈까 많이 우려된다.
한편으로 중국은 현재 ‘인재 키우기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중국은 인재 양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외국 기업에 맞서 당국에서도 하나의 방법을
쓰는 것이 이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지식인 사회에서는 이러한 입시 분위기 속에서 중국이 진정으로 바라는 인재가 나타날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mail: cloudia00@lycos.co.kr
조동은 <북경어언문화대학 이중언어학과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