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짝 커플 6쌍 결혼…‘오해와 진실’

2013.08.20 15:08:23

남규홍 PD “2세도 탄생, 프로그램의 진정성 보여주는 것”

SBS TV ‘짝’은 대표적인 중매 프로그램이다. 2011년 3월23일 첫 방송 이후 6쌍의 커플을 탄생시켰다. 그 중 한 커플은 혼인신고를 마치고 9월28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결실과 별개로 논란도 많았다. 짝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광고나 홍보를 노린 연예인 지망생, 쇼핑몰 운영자 출연 등으로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또 '악마의 편집'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출연자도 있었다. 나이 논란, 과거 신상털기, 학력 논란 등 크고 작은 시비들이 끊이지 않았다.

19일 서울 목동 아네스웨딩컨벤션에서 '짝'의 애정촌을 다녀 간 커플들이 '짝'을 둘러싼 온갖 설에 대해 답했다. 애정촌 7기에서 여성의 사랑고백으로 커플이 된 남자2호(조용진·27)와 여자3호(김진이·28), 13세 연령차를 극복한 애정촌 8기 남자5호(김홍범·38)와 여자2호(성지애·25)가 함께했다.

'애정촌'의 카메라는 24시간 돌아간다. 그 시간을 2회 방송으로 줄이기란 쉽지 않다. 자연스레 '편집' 분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의도치 않은 편집으로 2011년 9월에는 출연진 중 한 명이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불쾌감을 표했다.

김진이씨도 편집으로 힘든 시간을 겪었다. "시간상 편집이 되는 부분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의도치 않은 악성댓글이 달릴 때는 속상하기도 하다"고 털어놓았다. 김씨는 애정촌에서 현 남편인 조용진씨에게 먼저 마음을 표했다. 김씨는 조씨를 최종선택 했지만, 조씨는 최종선택을 유보했다. 이후 애정촌을 나와 2년6개월간 연애를 한 다음 1년 전 부부로 맺어졌다.

김씨는 "방송에서는 내가 일방적으로 관심이 없는 남자에게 노골적으로 대시한 것처럼 보였다. 한 카페에서 우리 커플을 소개하는 글을 봤는데 '다른 건 몰라도 여자가 남자를 더 좋아한다'고 돼 있더라. 일방적인 사랑으로만 비쳐져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출자 남규홍 PD는 "애정촌은 인생이 녹아있는 곳이다. 또 사람이 생활해야 하는 곳이다. 어떻게 하면 인간적인 면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한다. 편집이 돼 분량이 적어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168시간을 두 세 시간 안에 시청자에게 서비스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출연자들은 애정촌 생활을 추억으로 가져가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편집이 되고 분량이 삭제되더라도 이해해줄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공정하고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감정의 포맷 없이 스토리를 구성하고 있다. 또 애정라인이 잘 보이도록 편집을 하고 있다."

방송에서 '짝'이 된 커플이 아닌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진정성 시비에 휩싸인다. 성지애씨도 프로그램에서는 자동차정비공인 남자4호를 선택했다. 그 과정에서 "귀한 집 아들을 내가 뭐라고…"라는 발언과 함께 많은 눈물로 방송 후 '개념녀'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이 될 때쯤 여자2호는 커플이 된 남자4호가 아닌 남자5호와 애인사이로 발전해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성씨는 "남자4호 자동차정비공 오빠와 5호인 지금 남편이 똑같이 마음에 있었다. 하지만 5호는 열세살 차이가 났고 당장 결혼하기를 원했다. 나는 1~2년 연애를 하고 결혼하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4호는 집도 가깝고 나이차이도 없고 현실적으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그 사람을 선택했다. 하지만 애정촌을 나오니 대화의 주제가 공통되지 않고 공감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그때쯤 5호인 오빠한테 전화가 왔는데 말이 너무 잘 통했다. 통화하면서 아침을 맞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더 가까워졌고 4호 오빠와는 연락이 뜸해졌다."

남자5호 김홍범씨는 "이미 방송이 나갈 때는 연인사이가 돼 있었다. 손도 잡고 데이트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다른 사람과 커플이 되다보니 죄지은 느낌이었다. 또 아내가 개념녀로 등장해서 알아보는 사람도 많았다"고 불편해 했다. "애정촌이라는 곳에서 만났지만 일반적인 사람이다. 나오면 다른 사람이 더 괜찮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런 부분들을 시청자들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진이씨도 "애정촌에서 선택할 때는 '이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다'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결혼까지 해야 만족을 한다. 신랑도 애정촌에서 선택을 못한 게 나중에 혹시 잘못될까봐 걱정이 돼서라고 하더라. 우리도 일반인들이다. 연애하다가 헤어지는 거랑 똑같다"고 양해를 구했다.

홍보로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쇼핑몰 CEO, 연예인, 학원장 등이 애정촌에 입소했다.

김홍범씨는 "어느정도 홍보를 목적으로 출연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아쉽다"고 인정했다.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후 대한항공에 입사한 성지애씨는 "제작진도 그런 출연진을 거르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대부분 진짜 사랑을 찾기 위해서 이 곳에 온다. 나 같은 경우도 대학을 졸업 후 항공사에 들어갔더니 눈이 높아졌다. 밖에서 남편을 만났으면 '나가리'였다. 체육하고 담배피우고 키 작은 사람을 싫어한다. 하지만 애정촌에서 깨달은 게 너무 많았다. 인간 대 인간으로 보니 매력이 느껴졌다. 이상형으로 규정지으려고 했던 게 너무 웃겼다. 많이 배웠다"고 고백했다.

애정촌에서 남녀가 함께 1주를 생활하다보니 '문란할 것 같다'는 시청자들의 편견도 있다. 7기 여자3호 김씨는 "문란한 사람들은 느낌이 있다. 대놓고 행동이 문란하다기보다는 몸에 배어있는 끼라고 해야 할까? 그런 성격의 차이는 있다"며 웃었다.

8기여자2호 성씨는 "한 번 남자7호와 카메라 없이 장을 보러 간 적이 있다. 다 큰 성인이 카메라 없이 나갔다가 된통 혼이 났다. 정말 우리는 장만 봤다. 그 정도로 제작진이 우리가 잘 때까지 케어를 한다. 그전까지는 졸면서 계속 지켜본다. 문란한 사생활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남 PD는 "이 세상에 엄마와 아빠가 어떻게 만났는지 이렇게 자세히 볼 수 있는 아들과 딸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좋은 짝을 찾아주겠다는 정신 하나만 가지고 여기까지 왔다. 벌써 여섯쌍의 커플들이 가정을 만들고 있다. 프로그램이 오래되면 시들고 병들고 약해지고 부서지기 쉽다. 하지만 초심을 잃지 않겠다. 항상 긴장하고 견제와 비판을 수용하고 옳게 시정해 나가도록 하겠다. 꾸준한 관심을 부탁한다"고 청했다.

이상미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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