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출판사 창비가 계간 『창작과비평』 창간 6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준비해 온 대형 기획 ‘창비 한국사상선’(총 30권)을 모두 완간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완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창비는 조선 건국기의 정도전부터 현대사의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59명의 사상가들이 펼쳤던 고뇌와 사상적 투쟁을 다룬 이번 시리즈의 성과와, 오늘날 한국 사상을 새롭게 읽는 시대적 의미를 소개했다.
‘창비 한국사상선’은 유학 중심의 기존 사상사 연구에서 소외됐던 여러 인물을 조명하며, 한국 사상의 새로운 계보를 구축했다. 전통적 유학자 이황, 정약용뿐 아니라 세종, 정조 같은 군주, 동학과 원불교 등 종교 지도자, 그리고 임화, 김수영, 신동엽 등 시대를 통찰한 문인들까지 폭넓게 다뤘다.
또 조선 후기 여성 사상가 임윤지당, 이사주당, 강정일당 등 남성 중심의 지식계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인물들도 포함시켰다. 특히 현대 정치인이자 실천적 사상가로 재조명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시리즈 마지막 30권에 배치한 점도 눈길을 끈다.
전체 시리즈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두 축으로 나뉜다. 전기편(1~15권)에서는 조선 건국기 정도전부터 실학 사상의 흐름을 이은 최한기까지를 ‘민본의 이상을 펼치다’라는 제목으로 다뤘고, 후기편(16~30권)은 최제우의 동학과 개벽사상을 시작으로 근현대 사상가를 거쳐 김대중에 이르는 ‘문명의 전환을 사유하다’라는 큰 틀로 구성했다.
간행위원장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기자간담회에서 “요즘 K팝이나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면에는 분명한 사상적 바탕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토대가 한국 문화의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며 “K사상 또한 세계 사상계에서 단단하게 뿌리내릴 저력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번 30권 중 ‘김대중’ 편의 편저를 맡은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는 “김대중은 서구식 민주주의를 단순히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동학의 인내천 사상 등 한국적인 민주 자원을 끌어내 발전시킨 인물”이라며, 글로벌 민주주의 관점에서 그의 사고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창비는 이번 완간을 기념해 독자 서평대회와 인물별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10월 16일에는 창비 60주년을 기념하여 전환의 시대에 한국 사상의 가능성과 역할을 모색하는 대규모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