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국감] 박성하 SK C&C 대표 "카카오 서비스 장애 보상, SK그룹 차원 협의하겠다"

2022.10.24 16:22:52

"사고 원인 규명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적극 보상 협의"
"배터리 발화는 물로 진화할 수밖에 없어…전체 전원 차단"
"배터리실 전력 케이블이 상부 지나가…이전엔 문제 의식 없었다" 실토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를 플랫폼 공룡으로 키워낸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서비스 장애에 대해 처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서비스 장애를 야기시킨 SK C&C의 박성하 대표도 지난 19일에 이어 두 번째로 사과했다. 이들은 이번 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창업주로서 재발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박성하 SK㈜ C&C 대표이사가 "사고 원인 규명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적극 보상 협의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사안이 엄중한 만큼 SK C&C를 넘어 SK그룹 차원에서 피해 보상 협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 대표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에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SK C&C 임직원 일동은 책임을 통감한다. 이 자리를 빌어 국민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국민들께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어 "보상에 대해선 사고 원인 규명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적극적으로 협의에 임하겠다. SK C&C 뿐만 아니라 SK그룹과도 관련해 협의하겠다"면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국감에선 SK C&C가 판교 데이터센터에 'UPS(무정전 전원 장치)-배터리'를 한 공간에 배치한 설계상의 문제와 전력 이중화 조치 미흡 등의 문제가 지적됐다.

 

정청래 위원장은 김범수 센터장에 “카카오에는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계획)이 없었다"며 "카카오 같은 대기업이 그런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점은 충격"이라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돈을 많이 버는데도 돈을 아끼기 위해 이중화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것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범수 센터장은 "IT업계에 평생 몸담았던 사람으로 서비스 중단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2018년부터 (이중화에 대해) 대비를 해왔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준비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센터장이 카카오톡 이용자 보상 관련 질의에 주춤하자 "카카오톡 가입자 수가 많아서 수입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기업 가치가 높아지고 유료, 무료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이익에 반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국감장에 판교 데이터센터 내부 설계도를 공유하며, SK C&C가 불이 난 배터리실의 전원만 차단하지 않고 센터 메인 전원 전체를 차단한 이유에 대해 추궁했다.

윤 의원은 "지하 3층 배터리실 전원만 끊으면 되는데, 왜 전체 전원을 내렸느냐"면서 "이는 SK C&C가 물리적 설계에 대한 문제 의식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발화지점 바로 위에는) 카카오 서버실에 들어가는 메인케이블이 지나간다. 별도 라인을 만들어 이중화 했어야 한다. 이로 인해 2층에 있는 (카카오) 메인 서버들이 다 죽고, 복구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대표는 "소방관 안전 때문에 배터리 발화를 물로 진화할 수밖에 없었다"며 "배터리실 전력 케이블이 상부를 지나가는 것은 맞지만 화재 전에는 이에 대한 문제 의식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또 윤 의원은 "리튬이온배터리는 폭발 위험성이 크다. 2014년도에는 납축전지를 썼는데 2016년 리튬이온배터리로 교체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자칫하면 열폭주로 인한 화재 발생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소방시설과 시스템 자체를 다 바꿔야 한다. SK C&C는 납축전지를 쓰던 그 설계 그대로 리튬이온배터리를 쓴 것으로 보여진다"고 꼬집었다.

이에 박 대표는 "별도의 리튬이온배터리 공간을 만들었다"며 "데이터센터 설계 구축 운영과 관련해서 제반 법규는 준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선 방안을 세우며 설비 공간의 재배치를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표는 "전력 배선도 이중화했고, UPS도 한 시스템에 두개가 물려 있다. UPS는 두개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방설비는 지난 6월 소방당국에 안전진단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 등은 "넓은 발화장소로 인해 자동소화설비가 있었음에도 완전 진화가 어려웠다고 한다. 소화약제량이 1500kg이었다고 하는데 1000평 가량 넓이에 그게 맞느냐"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박 사장은 "소방당국으로부터 6월 안전 진단을 받기도 했다. (적정량이) 맞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기준으로는 최적의 상태가 맞지만, 이번 화재를 계기로 더욱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장에서 가장 많이 쏟아진 질의는 '카카오 서비스 장애의 피해 보상안'과 '재발 방지 대책'이었다. 다만 이렇다 할 구체적인 답변은 밝히지 않았다.

 

김범수 카카오 센터장은 피해 보상에 대해 "대국민 피해 보상은 유료 서비스는 약관에 따라 지급했거나 이상 지급한 부분을 준비하고 있다"며"무료 서비스는 사실 전세계적으로 선례가 없어 이 부분은 피해 사례 접수 받는 대로 피해를 받은 이용자나 단체, 협의체 만들어 피해보상기준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비스 장애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에 일괄 보상 지급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 센터장은 "(일괄지급)부분까지 포함해서 모든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피해 회복에 최소한의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향후 더 많은 투자를 통해 글로벌 기업과 동등한 수준의 안정성을 갖출 것”이라면서도 “이는 이간이 걸릴 것이라 보고 (당장은) 장애가 발생해도 빠른 시간에 복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김 센터장은 "(이번 장애의) 간접 피해 사례가 많아 피해 규모 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피해 규모를 계속 산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까지 접수된 피해사례는 4만5000건이다.

 

박성하 SK C&C 대표는 그룹과 협의해 보상 문제 적극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보상에 대해선 사고 원인 규명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적극적으로 협의에 임할 생각"이라며 "SK C&C 뿐만 아니라 그룹과도 관련 내용을 협의해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홍경의 tkho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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