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4일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재시도에 즉각 반발하며 이날 오전 10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같은 시각 예정됐던 각 상임위원회별 국정감사는 줄줄이 잠정 연기됐다.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당사 내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 재집행에 나서자 민주당이 국정감사를 정회하는 등 즉각 반발했다. 검찰의 사정 드라이브에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오전 7시께부터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 민주당사 8층에 있는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오전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10시부로 상임위 국정감사가 예정돼있었으나 검찰의 기습적인 시도에 대해 긴급 의총을 10시에 열고, 향후 대응방침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검찰의 야당에 대한 기습적인 압수수색에 대해 민주당은 정상적 국감 개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이후 대응 방침은 의총 결과를 통해서 말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감 보이콧'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모든 국감을 보이콧하겠다고 결정내려진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잠정 연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회에선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 기획재정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외교통일위, 국방위, 행정안전위, 문화체육관광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환경노동위에서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를 마무리하는 종합감사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민주당이 강력 반발하면서 과방위와 외통위를 제외한 모든 상임위 국감이 제 시간에 개시조차 하지 못하고 잠정 연기됐다.
국민의힘 의원만 참석한 채 열린 외통위에서는 이날 국감장에 참석하지 않은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질타가 나왔다.
국민의힘 간사인 김석기 의원은 "현재 민주당이 국감장에 불참하고 있다. 국감을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는 민주당 행태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윤재옥 외통위 위원장은 "오늘 종합감사를 하는 날인데, 그동안 외통위는 여야가 협치를 잘 해서 어느 상임위보다 원만하게 국감을 잘 진행해왔다. 마지막 날 민주당이 불참하고 있는데 민주당의 의총 상황을 감안해서 일단 감사중지를 했다가 속개하겠다"며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압수수색 대상자인 김 부원장 측 변호인이 현장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당직자들은 검찰이 압수수색 재집행 시도에 나선 지 3시간이 넘도록 검사, 수사관들과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에 반발한 민주당은 오전 10시께부터 국회 안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진행 중이다.
민주당의 의원총회가 열리면서 이날 예정돼 있던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종합감사 등도 정회한 상태다.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승래 의원은 과방위 의사 진행발언에서 "당내 논의사항이 생겼다"며 의원총회 참석을 이유로 정회를 요청했다.
과방위 외에도 법제사법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등 나머지 상임위원회들도 종합감사를 진행하지 못하면서 이날 오전엔 사실상 개의가 어려운 상태다.
의원총회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지는지에 따라서 이날 국정감사 파행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황에 따라 재소집 등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원내엔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국회에서 대기해 달라"는 전파가 이뤄졌다.
변재일 민주당 의원도 "증인을 불러놓고 우리가 정치싸움을 했을 경우, 본질적인 질문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에 국민이나 언론의 눈이 상당히 차가울 거라고 생각된다"며 정회를 요청했고 정청래 과방위원장이 이를 수용, 장내 정리 등을 요구하며 정회를 선포했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근무하는 민주연구원이 입주한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이 대통령 시정연설인데 오늘 이렇게 압수수색 또다시 강행하는 것에 대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정치가 사라지고 지배만 남은 것 아닌가 생각한다. 도의가 사라지고 폭력만 남은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9일에도 민주당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 등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첫 시도 이후 닷새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