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국감] 여야, 카카오 먹통 사태에 "몸집만 컸지 사회적 책임 안 져" 질타

2022.10.18 16:05:42

유감 표명 그친 이종호 장관, 정청래에게 혼쭐
이인영 "국민 양해 구하는 과정도 거의 중단돼"
허은아 "카카오 피해 보상 신속하게 이뤄져야"
尹 '카카오=국가기관 통신망' 발언에 여야 간사 충돌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2년 연속 국정감사에 불려간다. 지난 15일 SK C&C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카카오 서비스가 30시간이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완전히 복구되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18일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재난재해 대책 마련 등 전방위적인 제도 개선 작업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17일 KBS·EBS를 대상으로 오전 국정감사를 진행하던 중 전체회의를 열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 △홍은택 카카오 각자 대표 △이해진 네이버 GIO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성하 SK C&C 대표를 오는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국감에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날 대전 기초과학연구원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종호 과기부 장관은 지난 15일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한 긴급현황 보고를 했다.

이 장관은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분석과 함께 중요한 부가통신 서비스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 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등 제도적·기술적 방안들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드린 점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큰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정청래 위원장은 "국민적 재난에 가까운 큰 피해를 보았는데 주무장관으로서 국민께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부터 하셔야 한다"고 질타했고, 지적을 받은 이 장관은 "주무장관으로서 국민들께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날 국감은 KBS·EBS가 대상이었지만 국감 시작 전부터 정청래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카카오 서비스 장애 관련 모두발언을 하는 등 사실상 '카카오 국감'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16일 화재 현장을 방문해 카카오와 SK C&C 등을 질타하는 발언을 쏟아낸 과방위 의원들은 이날 역시 쓴소리를 이어갔다.

정청래 위원장은 "IT강국인 한국에서 있어서는 안 될 원시적인 사고가 발생했다"라며 "가정집으로 따지면 두꺼비집 화재 사고인 셈인데 어떻게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서비스 장애 원인이 데이터센터 지하 3층 전기실에서 불이 나 안전을 위해 건물 전체 전원을 껐기 때문이라는 점을 '두꺼비집'에 빗댄 것이다.

여야 의원들도 이번 사태에 대한 과기부의 대응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화재 자체도 문제였지만 국민들의 일상이 마비됐다"며 "구조적 결함 외 국민들한테 신속하게 전달하고 양해를 구하는 과정들도 거의 중단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과기부도 어제 국정감사가 조금 지나서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고 상황실을 설치했다"며 "장관으로서 책임지면서 후속 조치를 취했다는 것에 비해 그런 대책이 느린 것 아닌가"고 지적했다.

이에 이 장관은 "사고가 발생한 직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서도 "재난방송이나 (문자 메세지에) 대해선 법률상 부가통신사업자의 경우 의무가 없어 생각을 못했던 부분이고 그걸 지적해주셔서 월요일부터 보내고 있다. 국민들의 불편함을 덜어내는 게 1순위"라고 해명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초연결 사회에서는 공동체 시스템 자체를 완전히 흔들어 놓을 수 있는 디지털 암묵의 가능성이 항상 열려있다"며 "이번 사태와 카카오가 무리하게 몸집만 불리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국가 기반의 시스템과 직결된 영역에 있어서는 민간 기업이라도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무를 부과해야 하는 것 아니나"며 "서비스 안전에 대한 완전한 정상화, 재발 방지 못지 않게 카카오의 피해자 보상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같은당 윤두현 의원은 "SK C&C의 화재 대응도 미숙했지만 플랫폼사도 오십 보 백보"라며 "일반 기업들도 기초 자재 구매를 복수의 회사로부터 구매를 하는데 4차 산업 혁명을 주도하는 업체가 몰빵하듯이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비판했다.

박성중 의원도 "화재 대응이 철저하게 되어야 하는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기본이 안 됐다"며 "1차 차단 장치, 2차 차단 장치, 특수 가스 개념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깐 물까지 들어가 완전히 감전이 돼 버린 게 아니냐.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여야 간사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카카오를 사실상 '국가기간 통신망'으로 규정한 것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카카오를 국가기관 통신망으로 지정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전문가들이 보기에 정말 황당한 얘기"라며 "국민들의 분노가 많다고 아무 말이나 던지면 안된다. 개인 도로를 국가 도로로 지정하자는 것도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항의하자 정청래 위원장은 "끼어들기 하지 말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대통령의 발언은 카카오를 국가 통신망으로 지정할 만큼 중요하게 생각해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박 의원에게 "무슨 카카오를 국가정보망으로 하라고 하느냐. 대통령이 국가기관 정보통신망을 잘 모르니 제대로 좀 알려드려라"고 질타했다.

한편 카카오 먹통 사태를 초래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해당 건물 지하 3층 전기실의 배터리 1개에 불꽃이 튀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이곳에 설치돼 있던 배터리 1개에서 불꽃이 튄 뒤 화재개 발생하자 내부에 설치돼 있던 자동소화설비가 작동해 가스가 분사되는 모습이 담겼다

앞서 경찰은 1차 감식 당시 지하 3층 무정전전원장치(UPS)실 주변에서 불이 발생한 것으로 발표했으나 2차 현장감식을 통해 배터리모듈 내부를 발화부로 추정했다.

당시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계열 서비스들이 수시간 동안 먹통이 돼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화재 당시 건물 안에 있던 20여 명이 불이 난 직후 모두 대피했다.

 

한편 이번 화재로 인해 카카오 서비스 전반이 지난 15일 오후 3시 30분부터 먹통이 됐다. 약 30시간 만에 주요 서비스 상당수를 복구했지만 완전 복구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의 국가 인프라에는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화재로 인해 네이버의 일부 서비스도 장애를 나타냈지만 네이버의 경우 상대적으로 빨리 서비스 정상화에 성공했다. 

다만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카카오와 네이버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대적으로 대처를 잘한 네이버의 오너와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라며 "책임 경중을 가리지 않고 증인으로 출석하게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홍경의 tkho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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