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야당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대통령실 대여 미술품 관련 자료 제출 거부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쟁 국감으로 이끌면 안 된다고 반박하면서도 문재인 정부 코드 인사 문제점을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콘텐츠 허위 이력 기재 의혹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윤석열차’ 대응에 대해 맹공했다.
임오경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문체위 국립중앙박물관 등 국감에서 "코바나컨텐츠가 까르띠에전을 개최했다며 허위이력을 홈페이지에 게재했고, 예술의전당 대여 시 제출해야 하는 전시계획서에도 버젓이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감 시작에 앞서 국립현대미술관의 대통령실 대여 미술품 관련 자료제출 거부 사안을 꺼내며 대립각을 세웠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립현대미술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에 요구한 서류가 어젯밤 대통령 비서실 총무비서관실이 개입해 자료 제출 거부를 지시해서 현대미술관의 서류 제출을 막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올해 현대미술관이 대통령비서실에 대여한 미술품은 정부미술은행 등 총 21점이고, 임대차 기간의 작품대부약정서를 체결한다"며 "본 의원실에서 이 약정서 및 부속 신청서류를 제출하라 요구했더니 미술관이 거부했다. 거부 주체를 확인해보니 그림을 대여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실에서 자료제출을 하지 말고, 이를 지시한 총무비서관실 직원 이름도 밝히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풍자만화 수상작 '윤석열차'에 대한 문체부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임종성 의원은 "문체부는 선정 과정에서 하자가 있다며 겁박성 보도자료를 두 차례 배포하고 현장조사를 나갔다. 장관은 정치 오용 공모전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불쾌감을 드러냈다"며 "이런 대응은 예술인권리보장법에 반할뿐더러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등을 이유로 차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오경 의원도 "문화예술인을 겁박하고 학생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며 "윤석열차에 대해 대통령비서실에서 전화오니까 바로 조치한다고 했다. 이것이 윤 대통령이 말한 공정과 상식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야당은 국감 시작에 앞서 국립현대미술관의 대통령실 대여 미술품 관련 자료제출 거부 사안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임종성 의원은 "현대미술관에 약정서와 부속신청 서류 제출을 요구했더니 거부했다"며 "그림을 대여한 총무비서관실이 전시 장소가 노출되면 집무실 구조가 알려질 수 있어 열람이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임 의원은 이어 "설계도를 요구한 게 아니다. 전시 장소도 단순히 '대사관 내' 정도로 기입하는데 어떻게 적시됐길래 노출되면 안 된다고 하나"라며 "총무비서관실 주장이 사실이라면 약정서에 중대 보안 사항을 유출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야당의 공격이 거세지자 여당 간사인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민생국감으로 갔으면 하는데, 자칫 정치국감으로 갈 수 있다"며 "지난 대선 때도 수많은 문제 제기가 있었고 유감 표현이 있었던 걸로 안다"고 견제했다.
국민의힘은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을 문재인 정부 코드 인사로 규정하는 한편, 윤 관장의 직원 갑질 의혹을 꺼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당시 대표로 재직하던 코바나컨텐츠가 까르띠에 전을 자신들이 개최한 전시라고 허위 이력을 홈페이지에 기재했고,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예술의전당 대여시 제출해야 하는 전시 계획서에도 버젓이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국립현대미술관은 2018년경 이 사실을 인지한 직후 코바나컨텐츠에 유선상으로 허위 이력을 삭제하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고 2019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후보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대표로 재직했던 코바나컨텐츠가 개최했다고 밝혔던 주요 전시회 이력 중 상당수가 허위였다. 문체부는 이 사건에 대해서 알았나"라고 추궁했다.
이용호 의원은 "임명 당시 미술계 인사들이 조직을 이끈 경험이 없고, 현대미술 흐름과도 거리가 멀고 글로벌 미술계와 네트워크가 없는 사람이라고 혹평했다"며 "경영을 잘했는지도 의문이다. 2019년 개관 50주년 기념전에서 진위논란 복제품 전시로 최악의 경영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중미술을 했다는 분이 직원에게 무릎을 꿇으라며 질책했다고 한다"며 "정치적 중립 위반, 대선 후보 당선 가능성과 관련 사업 추진 필요성, 차기 청와대와 협업 등이 나왔다. 논란 중심에 있는 분의 재임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중국국가박물관이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서 연표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임의로 뺐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국립중앙박물관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임의로 연표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뺐는데도 중앙박물관은 인지조차 못하고 있다가 언론 보도로 알았다"며 "개최 협약서에 잘못된 사항에 대해 '전체를 삭제한다'는 조항을 굳이 넣어 빌미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황보 의원은 이어 "고구려와 발해 유물을 같이 보냈다면 연표를 수정하면서까지 왜곡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중국이 우리를 만만하게 생각하지 않을 계기를 만들 수 있었음에도 중앙박물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배현진 의원은 중국에 삼국시대 유물을 아예 보내지 않았던 점을 거론하며 "많은 분들이 중국을 의식해 굳이 현지에서 논쟁이 될 만한 유물을 빼고 보냈다고 지적한다"며 "2020년 가야사 임나일본부설 문제, 2021년 충청 지역을 중국 위나라가 지배했다는 지도를 전시했다. 한번 샌 바가지가 계속 샌다"고 지적했다.
김윤덕 민주당 의원은 "동북공정으로 외교적 마찰이 생기고 있다. 그런 문제를 충분히 예상했어야 했다"며 "협약에도 중국 측이 편집·번역권을 가지고 있다. 통제권이 약화된다는 건데, 주중대사관과 협조해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직원 갑질, 인사 탄압, 관리 부실 등 계속해서 비판이 나오는데 그 자리에 계신 게 떳떳한가"라고 질타했다.
윤 관장은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관장 및 학예실장 갑질 사례를 제시하며 진위를 확인하자 "제가 그렇게 한 적은 없다.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직원 중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관장으로서 제 불찰이긴 하다. 저하고는 무관한 일"이라고 답했다.
또 이 의원은 지난 8월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이중섭'에 전시된 작품 '아버지와 두 아들'이 두 달간 거꾸로 걸렸던 점을 거론하며 "이중섭 전자도록과 삼성미술관 아카이브 제공자료 사진에도 정상적인 형태로 그림이 수록돼 있다"며 미술관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했다.
아울러 "윤 관장은 초임 임기 말 부적절 갑질 탄압으로 노조가 성명서를 돌리기까지 했는데도 정권의 비호를 받고 재임용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언론에서도 전형적인 '알박기'란 지적이 있었고 국립미술관의 수준을 끌어올릴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자조까지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용호 의원도 "전문성도 없고 민중미술계에 편향된 인사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라며 "최악의 경영을 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2019년 개관 50주년 기념전에 한용운의 글씨는 복제본을 걸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