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오는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카카오 먹통’ 사태 증인으로 출석한다. 화재가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관리 책임을 묻고자 최태원 SK 회장도 국감장에 나온다.
과방위는 17일 국회에서 김 의장과 최 회장 등 관련 기업 관계자들을 오는 24일 과방위 종합 감사에 추가로 부르는 증인 채택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했다.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 홍은택 카카오 대표와 최수연 네이버 대표, 박성하 SK C&C 대표도 증인 명단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를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하며 국민의힘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증인 채택 협조를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여야는 김 의장 증인 채택을 두고 이견을 보였으나 오전 간사 협의 끝에 합의 처리에 성공했다. ‘디지털 정전’으로 불리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는 여야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김 의장 등 ‘오너’를 국감장에 부르는 것을 두고는 의견이 갈렸다. 국민의힘은 구체적 진상 파악을 위해 ‘실무대표’, 민주당은 총체적 경영 시스템을 따지기 위한 ‘오너’ 출석을 주장했다. 여야는 신경전 끝에 김 의장, 최 회장, 이 GIO 등 3개사 총수와 실무 경영진까지 6명의 증인을 모두 부르기로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주말 4700만 국민 전체가 디지털 대정전을 맞았다"며 "전 국민을 패닉에 빠뜨린 국가적 재난이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번 먹통 사태의 핵심은 기업이 비용을 줄이느라 백업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것에 있다"며 "화재는 언제고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토록 무방비인 기업에 위기관리 매뉴얼이나 있긴 한 건지 의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10년 전 사고 때 돈을 벌어 초절전 데이터 센터를 분산 가동하겠다던 카카오톡은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며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그에 따른 책임은 생각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카카오톡은) 민간기업 서비스지만 이미 공적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인한 자영업자와 국민의 피해를 조속히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입영통지, 국민연금, 개인인증 등 민간 디지털 서비스가 국민 삶에 깊이 스며든 만큼 개별 기업에만 맡겨둘 수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업자에 대한 사전 관리·감독이 부실했고 사태 이후에도 재난 안내와 상황 전파를 위한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피해 규모와 대처가 달랐던 네이버까지 총수를 부르는 게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의에서 “대처를 잘한 네이버의 오너와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는 부분은 이해하기가 힘들다”며 “네이버는 화재 상황에서도 BTS (2030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공연) 실황 중계를 성공적으로 했다. 책임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출석시키는 건 형평에 맞지 않다”고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오늘 과방위에서 김 의장 등 총체적 책임을 지고 있는 대표자들을 불러 왜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앞으로 재발방지책이 무엇이 있는지 국민들께 보여드리기 위해 오늘 증인 채택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서 김 의장의 증인 채택을 왜 반대하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이유를 대고 있다. 그러지 말기 바란다"며 "오늘 과방위에서 증인 채택에 협조해달라"고 전했다.
과방위원인 박찬대 최고위원 역시 "대체 김 의장의 국정감사 증인채택에 반대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혹시 김건희 여사와의 사진 때문이냐. 4천만명의 넘는 국민보다 김 여사의 심기보전이 더 중요한 것이냐"고 비꼬았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카카오는 더 이상 프렌즈가 아니다. 무려 134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공룡 플랫폼이고 국민 통신망으로서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며 "김 의장은 과방위 증인채택에 스스럼 없이 나오시기 바란다. 국민 앞에 성역은 없다"고 압박했다.
과방위뿐 아니라 정무위도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오는 24일 금융분야 종합 감사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이석우 두나무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정무위는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회의에서 추가 증인 채택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국내 최대규모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역시 카카오톡과 연동 서비스를 제공해온 탓에 이번 데이터 센터 화재로 함께 서비스 장애를 겪었다. 국토교통위도 류긍선 카카오 모빌리티 대표를 증인으로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