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례적인 물가 상승세에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곳곳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우체국인 로열 메일 직원 11만5000명이 지난 26일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2009년 이후 최대 규모 파업으로 노조는 31일, 다음 달 8, 9일에도 추가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사 측은 임금 인상과 관련 5.5% 수준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두 자릿수 물가 상승이 현실화했다며 턱없이 부족하다고 맞서고 있다.
영국 최대 컨테이너 항만인 펠릭스스토우에서 일하는 노동자 2000명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21일부터 8일간 파업에 나섰다. 이 항만에서 파업은 1989년 이후 처음이다. 펠릭스스토우는 영국으로 오는 선박 화물의 절반가량을 취급한다. 다만 자동차 부품이나 가구 등의 화물을 주로 처리해 식품 등 생활필수품 수급엔 당장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의 예술축제 에든버러 페스티벌이 진행 중인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는 쓰레기 대란이 빚어졌다.
수거 직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18일부터 파업 중이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 지방 당국과 노조 지도부간의 임금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파업은 축제가 끝난 다음 날인 30일 종료된다.
파업은 스코틀랜드 최대 도시인 글래스고를 포함한 애버딘 등 12개 이상의 다른 지역에서도 진행 중이다.
공공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3개 철도회사 기관사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했다. 다만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들 기관사를 비롯해 이달 대대적으로 파업을 벌였던 철도회사와 런던 버스, 지하철에서도 또 파업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파업의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전례 없는 물가 급등이 자리 잡고 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등 유럽으로 향하는 에너지 공급을 제한하면서 유럽은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 신음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7월 물가상승률은 10.1%로 40년 만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전기·가스 요금 급등으로 인해 영국의 내년 물가 상승률은 18%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만큼은 아니지만 유럽 주요국의 물가도 7% 이상 치솟아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은 계속 확산할 전망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는 물류 관련 회사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고 네덜란드에서는 철도 관계자들의 파업이 진행 중이다.
파업을 결의한 독일 대표 항공사인 '루프트한자' 소속 조종사들은 사측과 협상하고 있다. 노사는 모두 합의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지만 당장 타협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외신은 내다봤다. 루프트한자 지상 근무 요원들은 휴가 절정기인 지난달 27일 하루 경고 파업을 했다. 이로 인해 국내선을 중심으로 1000여 편의 운항이 취소되고, 13만4000여 명의 승객이 피해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