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함께 나눠요”

2003.11.27 0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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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 함께 나눠요”



재활용과 나눔의 축제 ‘2003 지상최대 벼룩시장’…



열띤 호응으로 우천속 20여만명 찾아






“자, 골라 골라! 구경은 공짜. 물건은 단 돈 2,000원에 그냥
드립니다”.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사려는 사람과 버리기엔 아까운 물건을 내다파는 상인들로 장안은 북새통이다. 지난 8일과 9일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2003 지상최대 벼룩시장’의 현장이다.

‘재사용과 나눔의 축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번 행사는 서울시와 아름다운 가게, 로또공익재단이 주최했다. 시민들이 한곳에 모여 스스로
‘재활용과 나눔’을 실천하고 불우 이웃을 돕는 기쁨도 맛보도록 하기 위한 행사다.


행사장
이모저모


행사 첫날부터 비가 쏟아져 참여도가 낮을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단체의 후원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상최대의 벼룩시장이라는 볼거리와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기부금 마련을 위한 행사여서 더욱 뜻이 깊었다. 서울시 각 자치구와
아름다운가게 좌판에서 나온 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 돕기에 쓰이고, 일반 참가자들의 판매 수익금도 기부된다.

경기불황으로 새 물건을 비싸게 사기보다 쓰다 만 깨끗한 물건을 재활용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도 이번 행사를 통해 실감할 수 있었다.

행사 마지막날인 9일, 폐장시간이 가까워질 때까지 이곳을 찾는 발길들은 끊이지 않고 계속됐다. 주로 가족단위로 나들이 나오듯 찾는 사람들이
많았고, 외국인들과 연인들도 많았다. 각계의 지원과 후원을 받아 성황리에 치른 이번 행사를 취재하려는 각 방송사와 언론사의 경쟁도 치열했다.

행사장 입구에서부터 긴 행렬은 이어졌다. 물건을 직접 보고 고르는데도 한참 애를 먹는다. 몰려든 인파로 안전을 걱정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장안을
정리하느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이번 행사는 25개 자치구청, 기업, 시민단체 등이 대거 참여해 재활용품을 사고 팔 수 있는 부스를 직접 운영했다. 필요하진 않지만 버리기엔
아까운 물건을 내다파는 자리여서 새것과 같은 물건이나 사용하다만 깨끗한 물건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판매에 익숙치 않은 상인들도 물건 팔리는
재미에 바쁜 손길을 움직인다.

초등학생 아이 둘과 벼룩시장에 참가한 한 주부는 “애들이 커서 못쓰는 물건들을 버리기엔 아까워 내다 팔고 있다”며 “재활용도 할 수도 있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고사리같은 손으로 장사를 거들고 있는 아이들도 “생각보다 많이 팔려 기쁘다”면서 “수익금의
일부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쓸 것”이라며 뿌듯해 했다.

오랫동안 장롱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던 옷가지를 들고 나온 사람들도 코너 한편을 차지했다. 물건을 파는 박은숙(경기도 용인)씨는 “내겐
필요없는 물건을 다른 사람들이 쓸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 같았고, 아직까지 기부하는 것을 몰랐는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한다.

필요한 물건을 백화점 등에서는 엄두도 못내 구입을 미뤄왔던 사람들이 모처럼 쇼핑하는 마음으로 물건을 산다. 싼맛에, 재미삼아, 남을 돕는다는
취지로 여기저기서 지갑을 연다. 양손 가득 비닐봉투를 들고 다니는 모습도 눈에 많이 띈다.


따스한
손길 총 1억원 수익


벼룩시장 곳곳에서 재활용품으로 만든 생활소품 전시회, 연예인 등 유명인들이 기증한 물품 현장 경매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열렸다. 특히 “스타
나눔의 장”은 많은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인기 연예인들이 소장품을 내놓아 경매에 부쳐 판매하는 코너로 자기가 평소 좋아했던 연예인의
물건을 간직할 수 있어 반응이 어떤곳보다 뜨거웠다.

일반인들이 직접 재활용품으로 예술작품을 만들어보는 ‘나도 정크 아티스트’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기증품 경매, 벼룩음악회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됐다. 또 환경 디자인전, 환경퍼포먼스와 컴퓨터 프린터의 폐카트리지를 현장에서 수거해 기금으로 조성하는 ‘폐카트리지 모으기 캠페인’
코너도 눈길을 끌었다.

행사 관계자는 “올림픽경기장에서 수천 명이 참가하는 이번 벼룩시장은 규모면에서 국내에서는 사상 최대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일”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이웃을 위해 나누고 기부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행사에는 당초 8만명의 예상인원을 훨씬 넘은 20여만명이 찾았다. 이틀동안 6천여평의 행사장에는
미리 참가 신청을 한 760개 팀에서 2,000여개의 좌판을 벌리고 자원봉사자도 700명에 달했다. 이틀간 벌어들인 판매수익금과 기부금은
총 1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전액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일 예정이다.

‘아름다운 가게’ 박원순 상무이사는 “이번 행사는 100% 자선과 나눔의 행사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은 아름다운 가게 선정인원이 공정하게
선정해서 웹상에서 공지를 하게 된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시민들의 나눔과 순환의 정신이 널리 전달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한다.










영국의 ‘옥스팜’과 미국의 ‘굿윌’이 모델


재활용품을 매개로 ‘자선과 나눔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는 ‘아름다운 가게’ 는 영국의 ‘옥스팜’과
미국의 ‘굿윌’을 모델로 하고 있다. 두 단체는 지역 사회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세운 재활용품점으로 출발, 기부 문화의 생활화에
한 몫을 했다.


△영국의 옥스팜(Oxfam)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지역주민들이 나치 치하에서 고생하는 그리스인을 구호할 목적으로 만든 재활용품 가게로 출발했다. 이후 전쟁 난민 구호에 앞장서면서
국제적인 단체로 발전했다. 올해 제6회 서울평화상을 수상한 옥스팜은 세계적인 구호 단체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현재 전세계 80개국에서 정규 간사 3,500여명이 일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만 2만 3,00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캠페인 서포터즈
2만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점포는 영국에서만 820여개가 있고 자원봉사자가 운영한다. 재정 수입의 약 70%는 전세계 기부금과
보조금으로, 나머지 40%는 영국과 유럽에서 운영하는 자체 중고품 점포에서 충당한다.


△미국의 굿윌(Goodwill) 스토어는 1902년 보스턴에서 감리교
성직자 에드거 헬렘이 처음 만든 재활용 가게다. 도시의 부유층 주거지에서 주워 온 헌옷과 중고품을 빈민과 이민자로 하여금 수선토록
해, 이를 되팔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주기 시작한 것이 이 단체의 시초다. 1910년 공식 법인 조직으로 발족했으며, 이때부터
재활용품 판매 수익으로 극빈자나 이민노동자들을 위해 써 왔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22개국에 약 1,900여개의 상점에서 기부받은 옷과 물건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 수익과 개인·기업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으로 직업훈련 프로그램과 기타 자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홍경희 기자 khhong04@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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