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공산당의 정면 충돌

2003.01.29 0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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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공산당의 정면 충돌

연예인 입당과 관련된 찬반 논쟁


국 공산당
창당이 작년으로 80주년을 맞았다. 중국 공산당이 창당될 당시 장제쓰가 이끄는 국민당과 마오쩌둥이 이끄는 공산당 사이 내전으로 정국은 매우
혼란했다. 그러나 중국 속담이자 만국 공통인 ‘민심을 얻으면 천하를 얻을 수 있다’라는 말대로 마오쩌둥은 중국 남쪽부터 시작해 베이핑(현
베이징)으로 오면서 국민들의 고충을 읽고 민심을 얻어 현재의 중국을 건설하는 데 성공했다.

‘개혁 개방 물결아래 경제 대국 건설하자’는 야심 찬 목표를 내 걸고 있는 중국이 그 사상 아래는 아직도 사회주의가 건재함을 우리는 지난
제16차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장쩌민
당원자격 확대 의사


중국은 작년 11월 14일 폐막한 제16차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신세대 지도자
후진타오를 등장시키고, 당원들의 자격을 부여하는데 있어 노동자 농민 지식인 군인 간부는 기본이며 자본가를 포함한 사회 각계각층이 모두 입당할
수 있는 폭 넓은 자격을 부여했다. 이것은 사회주의 시장경제 아래 급속도로 발전하는 중국이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이에 얼마 전 한국에 역한류 현상을 불게 한 중국 대륙 출신 스타 쨔오웨이(조미)가 입당을 신청해 중국 일대 찬반토론이 붉어지고 있다.
쨔오웨이는 3년 전 중국 사극 ‘황제의 딸’로 일약 스타덤에 올라, 그 해 중국 대륙 연예인 가운데 100억 원의 소득을 올리는 등 화려한
데뷔를 한 여배우다. 그녀의 이번 공산당 입당 결정은 작년 초에 이어 또다시 사회적 무리를 빚고 있는데 그 이유는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중국 공산당의 화려한 이미지를 위해 쨔오웨이같은 대 스타가 굳이 입당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공산당은 중국을 대표하는 정치적 단체이며
당의 성격과 위신은 당의 우수한 기풍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공리나 쨔오웨이의 동기는 필요 없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단지 시장경제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산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바로 정통 공산당과 새로 구성된 공산당 이념의 정면 모순이라고 할 수 있겠다. 명리만을 추구하는
스타들과 공산당의 기본 사상은 거리가 멀다는 것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이것은 아직까지 중국사회가 얼마만큼 보수적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임을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짜오웨이 ‘친일파’ 규정, 절대 불가


둘째는 스타들이 대거 입당하게 되면 지난 제16차 전인대에서 모든 중국 인민들의
입당을 환영한다는 장쩌민의 요구에 부합이 될 수는 있지만, 스타라는 직업이 항상 이목이 집중되기 때문에 그들의 말 한마디, 움직임 하나가
곧 공산당 이미지와 연결되어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쨔오웨이의 입당은 작년 중국 사회에 파장을 일으킨 사건,
즉 쨔오웨이가 일장기가 그려진 의상을 입고 모 패션 잡지 표지를 장식한 사건이 다시 거론되며 이러한 연예인 입당 반대파들을 더욱 흥분시키고
있다. 쨔오웨이는 그 사건으로 가는 곳마다 구타 혹은 대변 세례를 당하는 등 대대적인 비난을 샀다. 그녀의 입당을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쨔오웨이를
‘친일파’로 비유하며 그런 그녀가 신성한 중국 공산당에 입당하는 것은 적합하지 못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참고로 중국인들은 중국 공산당에 입당하는 것을 매우 신성하게 여긴다. 그래서 입당하려는 자에게 그 동기를 묻는다. 작년 막 성인식을 지낸
베이징 대학 여학생(만 18)이 자신이 모 회사 모델 아르바이트로 벌어들인 돈을 모두 공산당 당비로 내서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그녀는
자신이 공산당 입당 당시 입당하면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첫 수입을 반드시 공산당의 당비로 낼 것이라고 대답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1만위엔(약 16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그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으며 오히려 영광스럽다는 소감도 밝혔다.


 당의
최대 고민 ‘정체성’


마지막으로 연예인들의 입당을 반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중국에서 탈세를 가장
많이 하는 사람들로 연예인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에서 가장 중요시하고 기본으로 지켜야 하는 것이 법 준수인데 어떻게 탈세를 일삼는
연예인들에게 입당을 허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더군다나 제16차 전인대에서 장쩌민 주석이 강조한 “공산당의 부패와 비리를 막지 못하면
공산당이 망할 것”이라는 경고와 모순된다는 것이다. 중국언론이 “영화나 드라마 제작과 관련된 돈의 출처가 정확하지 않다”며 “기본부터 전부
썩었다”고 마치 중국 연예인들이 부패척결 대상 1호처럼 보도하는 등 중국에서는 연예인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지 않다.

이렇듯 연예인 입당 반대에 대한 세가지 우려 사항은 공산당의 정체성 갈등을 보여주는 일면이라 하겠다. 이미 장쩌민 주석이 자본가의 입당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혀 마오쩌둥이 외친 노동자만의 당에서 벗어났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2002년 11월 14일 통과된 ‘중국공산당규정’에서는
장쩌민이 제16차 전인대에서 밝힌 ‘3개 중요대표사상’의 내용을 보다 자세하게 정리했다. 그 안에는 ‘중국 공산당은 문화 예술계의 우수한
인재들이 입당 의사가 있다면 이것은 매우 칭찬할 일이다’라며 연예인들의 입당 허가를 명백히 밝히고 있다. 이 조례를 분석한다면, 쨔오웨이나
공리와 같은 유명 인사들이 입당할 경우 정계 진출도 가능하다는 것이 된다. 즉 우리나라의 문화부 장관과 같이 종사업계의 간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니 중국 연예인들이 이 기회를 놓칠 리 만무하지 않은가?

쨔오웨이가 공식적으로 입당 의사를 밝힌 후 아직까지도 끊이지 않는 찬반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이미 ‘중국 탁구의 전설’ 덩야핑은 1996년에
공산당에 입당했으며, ‘다이빙의 여왕’이라 불리는 푸밍샤 등 체육계 유명 인사들도 알려지지 않았을 뿐 대거 입당되어 있는 상태다.


변화 두려움 애써 부인


중국 경제 비관론자들은 “중국 공산당 변화가 정치적 혼란을 야기해 중국 경제를
흔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20년 전 덩샤오핑이 개혁을 외칠 때 그는 이미 이런 공산당의 변화를 예측하지 않았을까? 이러한 정치적인
변화는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다만 중국 공산당 변화의 방향이 어디로 흘러가는 지 지켜봐야 할 가장 중요한 시기임은 분명하다. 그들은
이미 진정한 마오쩌둥이나 마르크스의 정치적 사상을 실천할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해있음을 아마 알고 있을 것이다. 그게 마치 두렵기라도 한
듯 계속 새로 나오는 종이 지폐에는 온갖 마오쩌둥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새 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개혁의 개혁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같은 시기, 중국은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지 참으로 주목해야 할
것이다.


조동은 (베이징 어언대학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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