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12~’16)간 인천시 내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2012년 101건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해 2016년 152건에 이르러 33.5% 증가하였고, 인명피해 또한 같은 기간 12명에서 13명으로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피해증가 원인으로 아파트 수요 급증을 들 수는 있지만, 아파트에 설치된 안전시설에 대한 일반지식과 함께 미흡한 관리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어 안전정보와 함께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2013년 부산 화평동의 아파트 화재에서 베란다로 대피하였으나 피난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일가족 4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화재현장에서 어머니는 자녀 두 명을 꼭 감싼 채 베란다에서, 나머지 한 아이는 작은방에서 발견되었다. 아이를 유독가스로부터 살리려 했던 어머니의 간절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가족 모두가 사망하는 대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강한 모성애조차 화마를 이기지 못한 비극적 결말이다. 만약 세 아이의 어머니가 아파트 내에 설치된 경량칸막이를 통한 대피 방법을 알았다면 일가족 모두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은 없었을 것이다.
1992년 이후 지어진 신축아파트는 화재 시 발코니에서 이웃세대로 피난이 가능하도록 세대 간 경계 벽에 피난구를 설치하거나, 망치 등의 기구로 쉽게 파괴 할 수 있는 석고보드 등의 경량칸막이 구조로 되어 있다. 또한 2005년에 대피 공간 설치 규정이 강화되어 공동주택은 주거지 내에 2~3㎡이상의 대피공간(방화문에 의해 보호될 수 있는 공간)을 갖추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주민들은 안전의식 부재로 이런 사항을 모르고 있거나, 이 부분을 창고, 세탁실 등 생활공간으로 개조하고 사용하여 실제 화재 시 피난통로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아파트는 공동주택으로서 일반 주택과 달리 자동화재탐지설비와 스프링클러설비를 갖추고 세대별로는 소화기를, 각 층에는 옥내소화전을 설치토록 하고, 화재피해를 예방․대응하기 위해 자체소방점검 제도 또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평상 시 대피요령을 숙지하지 못하거나 소화기 등 소방시설 사용법의 이해 부족과 안전에 대한 무관심 등으로 화재 피해가 증가하는 주요원인으로 작용한다.
평소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어디에 어떤 구조의 대피시설이 있는지, 경량칸막이가 어디에 어떻게 설치되어 있는지, 경량칸막이가 없다면 대피공간은 어디에 있는지 또는 어떻게 확보할지 문제의식을 가져보고 재난을 미리 준비하는 사람들 프레퍼(Prepper)가 되어보는 것이 어떠할까?
아파트는 현대 산업화의 대표주자로 우리가 새로운 삶을 영위토록 하는 시대 발전적 산물임에는 틀림없다. 그렇지만 아파트의 실효가치를 입증하고 모두가 바라며 염원하는 안전한 삶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과 함께 화재 안전에 대한 프레퍼(Prepper) 의식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고, 이러한 자발적 노력들이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초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