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부는 '샤오캉' 바람

2002.12.12 00:12:12



시사뉴스






도시에 부는 ‘샤오캉’ 바람

경제발전으로 중국 소비시장 확대








한국의 늘어가는 명품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한국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소비의 고급화는 중국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얼마 전 중국공산당 제16기 전국대표대회에서 장쩌민 중국 국가 주석이 ‘샤오캉(살만한) 사회’를 이룩하겠다고 역설했다.

‘샤오캉’은 원래 중국 고전에 나오는 말이다. 춘추전국시대 사상가인 맹자는 이를 “홀아비, 과부, 고아 등도 각자 설자리를 차지하는 상태”라고
했다. 불우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도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어야하는 상황이 샤오캉인 것이다.

중국 공산당 정권이 들어선 이후 이 개념은 보다 현실적으로 바뀌었다. 개혁개방 이전 중국인들은 ‘자전거, 재봉틀, 손목시계 등을 갖춘 가정
상황’을 샤오캉으로 불렀다. 개혁개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80년대 초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이 구성요소는 ‘컬러TV, 냉장고, 세탁기’
등으로, 90년대 말들어 ‘컴퓨터, 아파트, 승용차’로 변했다. 경제발전으로 생활수준의 눈높이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고수입 젊은이들 명품족 늘어



샤오캉 사회는 적어도 중국 도시지역 주민들에게는 이미 실현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국가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1년 중국 도시지역
주민이 1인당 식품 구입에 지출한 금액은 2,014위엔(약40만3,000원)으로 1989년에 비해 2.1배가 증가했다. 식품 소비 비중의
엥겔수는 89년의 54.5%에서 37.9%로 떨어져 식품의 종류는 다양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존을 위한 식생활에서 즐기기 위한 식생활로
바뀌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옷 구입에 있어서도 유행과 개성에 따른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명품족도 현저히 늘고 있는 추세다. 2001년 도시지역 주민들이
옷을 구매하는 데 지출한 돈은 한 사람당 평균 534위엔(약 8만5,000원)이었던 것으로 통계되었다.

중국인들이 보편적으로 15가지 소비심리와 소비철학을 갖는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특히 중국의 젊은이들은 크게 세 가지의 형태로 소비하고 있다.
첫째는 자신의 개성과 품위에 따라 물건을 구입하는 이른바 ‘명품파’이며, 둘째는 꼭 살 것만 사는 ‘실용파’, 마지막으로 싸면 무조건 사고보자는
‘충동파’다. 조사에 따르면 월수입 1,000∼3,500위엔(16∼58만원)인 젊은이의 40%가 ‘명품파’이고 1,000위엔 이하 수입의
대부분 젊은이들은 ‘충동파’에 해당됐다.



고질적 체면문화 과소비로 이어져



이처럼 소비 성향이 달라지면서 최근 모 잡지에서는 중국인들의 소비 심리를 조사했다. “만약 식당에서 식사를 다 마친 후 음식이 남는다면
가지고 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13.9%가”아니다”로 답했다. 그 이유로 37.55%가 “가져가도 먹지 않기 때문에”, 21.77%는
“혼자만 가져가자니 창피하고 돈이 없는 것처럼 보일까봐”라고 했다. 43.38%는 “어쩌다 가져간다”고 응답했다.

이것은 중국인들이 자신의 품위에 대해 얼마나 신경쓰는지 알 수 있다. 실제로 필자가 식당에서 본 중국인들은 필요 이상으로 많이 시키고 다
먹지도 않는다. 물론 다시 집으로 싸가려고 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소비를 하는데 있어서 고질적인 체면문화가 남아 있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주요 지출 내용 가운데 여행은 빠질 수 없는 항목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사람들에게 어떤 지방을 가 보았는지 물어보면 대부분이
“돈이 없어서 여행을 못 갔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요즘 중국에서는 팩키지 여행과 장기 여행 등 여행의 선택이 다양해지면서 여행에 쓰는
비용도 많아지고 있다. 올해 국경일 7일의 연휴기간동안 여행에 소비된 돈은 작년 중국인의 평균 소비 금액의 4.87%나 차지했다.

중국의 소비 시장이 커지면서 건강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헬스나 에어로빅 한달 회원비는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비싸지만 헬스기구는
모자랄 정도다.



개인 주택 마련 열풍


이 밖에도 주택 마련 열풍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입이 늘어나면서 개인 주택 마련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2001년 한해 동안
집을 사는 데 쓴 돈은 1인당 1,000위엔(약 16만원)으로 1996년보다 7.5배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의 성장도 2001년 한해 동안 178억위엔(약 2848억원)의 이윤을 냈다. GNP의 2%를 차지하는 것이다. 상공 은행에서
1995년부터 발급하기 시작한 개인 주택 대부금은 해마다 배로 늘어나 사용 가구가 96만 세대를 훨씬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중국은 개인 소비가 점점 과감해지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호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조동은 <베이징 어언대학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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