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유일호 경제팀, 위기 돌파할 ‘구조개혁+a’ 절실

내정 이후 발언 보면 전임 최 부총리와 차별성 없어 걱정
구조개혁에 초첨을 두고 이를 실현해낼 설득의 리더십 보여야

이종근 기자  2015.12.27 22:34:37

기사프린트

[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과감한 경기부양책은 경제 주체들의 심리 위축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데 효과를 냈다. 하지만 가계부채 급증과 재정건전성 악화 등 만만찮은 후유증도 남겼다는 평가다

후임자인 유일호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대내외 경제 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의 3기 경제팀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때문에 어느 때보다 신임 경제사령탑에 쏠리는 기대와 우려가 적지 않다.

사실 한국 경제는 위기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직전에 비교할 정도다. 이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재도약의 발판이 마련될 수도, 장기 저성장의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분수령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 후보자에 보내는 우려의 시선은 남은 2년여 동안 ‘마무리 구원 투수’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큰 틀에서 보면 전임자인 최 부총리가 남긴, 부양책의 휴유증을 정리하고 경제 정책의 기조를 구조조정에 올인하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돈을 미리 끌어다 쓰는 식의 단기 부양은 이미 효과가 없음이 드러난데다, 내년에는 돈을 풀어 경기를 띄울 만한 재정적 여력도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단순히 무게중심을 구조조정에 옮기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구현할 적극적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유 후보자 특유의 외유내강을 앞세워 관료사회를 틀어잡는 한편, 이해관계가 첨예한 노동법 개정 등 구조개혁안에 대해 야당과 국민을 상대로 치열하게 대화하고 소통하는 '설득의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말이다.

이런 바탕에서 산적해 있는, 까다로운 난제들이 차근차근히 풀어나야야 한다. 무엇보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작과 중국의 경기 둔화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전반을 안정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신흥국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이달 동안 3조원 이상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Aa2(안정적)로 상향 조정했음에도 최 부총리가 "큰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한 것은 이같은 경제 상황과 관련이 크다.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와 부실기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것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고, 부동산 규제를 풀면서 가계 부채는 급증하기 시작했다. 가계부채는 최근 1년새 100조원 넘게 급증해 올해 말 12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조선·해운·철강·정유·화학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부실도 심화되고 있다. 올해 1~10월 신용등급이 강등된 기업은 모두 45개사에 달해 외환위기 때(61개사) 이후 가장 많았다.

미국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릴 경우 자금 유출 우려로 국내 금리가 상승하고, 이는 가계와 기업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점차 하락하고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일도 유 후보자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 부양책보다는 구조개혁에 초점을 맞춘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 전임자인 최 부총리 역시 구조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긴 했지만 눈에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진 못했다.

내년은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혁신 3개년계획'의 3년차가 되는 해인 만큼 각종 구조개혁 과제들의 성과를 내 경제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또 잠재성장률이 점차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 등 사회구조적 리스크에 대비하는 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다.

하지만 내정 이후 현재까지 유 후보자의 발언을 살펴보면 전임자와 큰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유 후보자는 내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구조개혁냐 경기부양이냐 이분법적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양쪽 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했을 뿐 새 경제팀의 뚜렷한 방향성 제시하지 못했다.

최경환 경제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해서는 "단순히 성장률을 몇 %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전 세계가 하고 있었는데 우리만 안 할 수는 없었다"며 옹호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이 나름대로 대책을 미리 발표했고 그것이 효과를 낼 것이기 때문에 문제는 크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며 낙관론을 고수했다.

하지만 정부가 새 경제팀 출범을 경제 정책 기조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