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세권 기자]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지 1주일 만인 20일 김동철 의원이 광주 지역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탈당하면서 당내에서 동조자들이 추가로 나올지 주목된다.
안 의원 탈당 이후 문재인 대표가 사퇴 대신 총선기구 인선을 통해 정면돌파 행보를 보이면서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선 위기감과 불만이 더욱 커져가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이미 탈당을 단행한 의원들은 연내 적지 않은 추가 탈당을 예상하며 안철수 신당의 교섭단체 구성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작 탈당 후보로 거론되는 당사자들은 현재로선 직접적으로 탈당 언급을 자제하는 등 몸조심하는 분위기다.
새정치연합 비주류 쪽의 한 관계자는 20일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서 연쇄 탈당이 이어질지는) 좀 봐야 한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며) 몇 명씩 (탈당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재인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이 깊어지고 있는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추가 탈당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안 의원 탈당 이후 광주 1호 추가탈당자인 김동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광주 출신 의원들이) 순차적으로 (탈당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표가 총선기구 인선에서 친정 체제를 강화하면서 안 의원 탈당에 따른 문 대표의 대응을 지켜보던 비주류 호남 인사들은 고민을 끝내고 탈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광주지역의 경우 김 의원 탈당으로 현재까지 새정치연합에 남아 있는 현역 의원은 강기정, 권은희, 박혜자, 임내현, 장병완 의원 5명이다. 이중 강 의원을 제외한 4명은 비주류 또는 중도 계열로, 탈당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호남 지역의 경우 문 대표 체제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의원들이 비교적 신속하게 탈당을 선택할 수 있지만, 그 외 지역구 의원들은 지역 여론이 따라줘야 몸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 관계자는 "(탈당을 고민하는 의원들은) 지역구민들과도 상의를 해야 한다"며 "(지역구민과 의견을 나누기 전에) 이름부터 (탈당 인사로) 오가면 난처해진다"고 설명했다. 지역구민들과의 상의 없이 섣불리 탈당 움직임을 보였다가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잃을 것을 우려한다는 의미다.
또 다른 새정치연합 내 비주류 측 관계자는 "(의원들이) 고민이 많을 시기"라며 "(탈당을 고려하는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를 고려할 때 어느 편에 서는 게 맞느냐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주류 의원이라고 하더라도 지역구 민심을 고려해 자신의 이익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대내외 발언과 SNS 등을 통해 문 대표의 사퇴를 거듭 촉구하고 있는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비주류 탈당바람을 좌우할 키를 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 공동대표는 안 의원 탈당 직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피해왔지만,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민이 점점 더 깊어간다"며 탈당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보였다.
새정치연합 비주류 측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실상 (문 대표에 대한) 최후통첩"이라며 "김 전 공동대표의 탈당이 언제인가가 (연쇄탈당 분위기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공동대표가 새정치연합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공동 창업자로서 상징성을 가진 김 전 공동대표가 전면에 나서 탈당을 결행할 경우, 고심하던 새정치연합 내 적지 않은 비주류 의원들이 김 전 공동대표를 따라 연이은 탈당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