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일간의 여행 동안 SNS에 올렸던 이야기를 모아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으로 스타덤에 오른 여행작가 안시내의 신작.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200여 명의 후원자들과 손을 잡고, 그들의 얼굴과 좌우명을 그린 티셔츠를 입은 채 아프리카 구석구석을 여행한 저자 안시내의 아프리카 여행기를 담은 책이다.
모두가 행복한 여행
편찮은 어머니를 홀로 모시며 휴학을 하고 쓰리잡을 뛰며 병원비와 생활비를 버는 고단한 일상에서도 여행에 대한 어린시절 자신과의 약속, 꿈을 버리지 않았던 스물둘의 저자는 어머니의 병원비를 내고 남은 돈 350만 원으로 세계여행을 떠났다. 돌아와 쓴 한 권의 책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렇게 ‘나’만을 위한 여행이었다. 1년만큼은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살겠다는 나를 위한 여행. 그 후 한 살 더 먹은 나이만큼 한 뼘 더 성장한, 그렇지만 155cm의 작은 키는 여전한 스물셋의 그녀는 또 하나의 꿈을 꾸게 된다. 이제는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여행을 해야겠다고.
여행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신해 또 다른 삶을 들려주고, 한 권의 책으로 담아 그 인세는 아프리카에 기부하기로 했다. 스스로가 만족하고,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으며, 그녀가 여행한 나라의 사람들 또한 행복할 수 있는 여행. 서툴고 미약하나마 누군가에겐 희망이 되길 바라며 그렇게 또 한 번 아프리카로 향했다.
진득한 사람 냄새를 좇다
전작에서도 나타났듯 그녀의 여행기가 갖는 차별점은 풍경보다 사람, 관계에 있다. 남아공의 친구네 집에서 머물며 가족의 품을 느끼고, 푸르른 자연이 펼쳐진 스와질란드에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헤어지는 아쉬움에 눈물짓는다. 버스비로 환타를 사 마시며 2시간 넘게 걸어 다니는 소년들과 마주하고, 때로는 휴대폰을 도둑맞아 모잠비크의 길 한가운데서 엉엉 울음을 터트렸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탄자니아에서 치킨 집을 열고자 하는 여행자, 4년째 여행 중인 자전거 여행자 등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엿보며 그들을 이해한다. 낯선 이로부터 상처받을 때도 있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 위로받기도 하는, 여행은 그야말로 인생의 한 모습이다.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가슴 찡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아프리카 곳곳에 퍼져 있는 진득한 사람 냄새를 맡게 될 것이다.
저자는 꾸밈없는 진솔하고 따뜻한 언어로 삶과 여행에 대한 자신의 세계관을 일화와 내면 풍경의 세세한 묘사를 통해 독자에게 전달한다. 여행을 통해 타인의 공간에서 타인의 삶을 살아본다는 것은 인생 자체를 더 넓게 확장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달콤한 낭만만 있는 여행서가 아니라는 점이야말로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이다. 때로는 외롭고, 때로는 고단하고, 무섭고 절망적이지만 그래도 더 나아가야할, 더 살아가야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저자는 자신의 여행을 통해 보여준다.